문재인 한국 대통령 "북한인권 개탄…미한 대북 관여 배치되지 않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혼수 상태에 빠진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은 가혹한 조치였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과 미국의 대북 관여정책은 배치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0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인권을 아직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미국에 돌아온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와 관련해, 웜비어 씨가 혼수 상태에 빠졌다면 그 즉시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려서 최상의 치료를 받게 할 책임이 북한에 있었지만, 북한은 석방 때까지 그 사실을 숨겨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점도 인권에 반하는 아주 가혹한 조치였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북정책에 대해, 자신이 이야기하는 북한에 대한 관여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대한 압박하고 여건이 조성하면 관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여와 매우 비슷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도발을 계속하는 한 그 도발을 멈추기 위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북한 핵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북한을 도울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방북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건이 갖춰진다면 여전히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며, 트러프 대통령도 조건이 갖춰진다면 (김 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지난 날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한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때 남북관계도 훨씬 평화로웠고 미국과 북한 관계도 긴장이 적었다는 겁니다.

북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선 시급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해 더 이상의 추가 도발과 기술적 진전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1단계 동결, 2단계 완전한 핵 폐기라는 접근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리적이지 않은 지도자로,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고 북한의 핵 폐기에 대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재와 압박과 함께 대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은 오판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이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나선다면, 오히려 북한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고, 북한의 발전을 도울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비록 앞 정권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결코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후에나 가능한 문제라며, 지금처럼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높여나가는 단계에서는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