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에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장례식이 그의 고향인 오하이오주의 모교인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VOA 함지하 기자가 현지에 나가 있는데요, 함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현장 분위기 들어보겠습니다.
문) 함지하 기자, 지금 있는 곳이 어딥니까?
기자) 저는 웜비어 씨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 고등학교’에 나와있습니다. 이 곳은 웜비어 씨가 2013년 졸업한 곳입니다.
문) 장례식은 지금 한 시간째 진행 중이지요?
기자) 네. 현재 장례식장에는 언론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인데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례식은 약 1시간 전인 9시부터 학교 내 강당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례식 시작 2시간 전부터 식장에는 1천 명이 넘는 친지와 지인들이 모였는데요. 강당이 꽉 차는 바람에, 오전 9시 이후 도착한 참석자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문) 장례식은 어떤 순서로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장례식에 앞서 공개된 순서지에 따르면 먼저 유대교 랍비가 전체적인 식을 진행합니다. 이어 웜비어 씨의 형제와 자매, 친구 순서로 초모사를 낭독하게 돼 있습니다. 또 추모 연주가 이어집니다. 장례식이 유대교 형식으로 열리면서, 웜비어 씨가 유대인인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최근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거부한 이유도, 종교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참석을 했지요?
기자) 네. 먼저 국무부의 존 설리반 부장관이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고요. 웜비어 씨의 석방을 이끌어 냈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앞서 윤 대표는 어제(21일) 공항에서 ‘VOA’와 만난 자리에서 웜비어 씨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윤 대표는 장례식 추도사 등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고, 단지 장례식을 지켜보러 왔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문) 혹시 참석자들 사이에서 북한을 성토하는 발언도 나왔나요?
기자) 네. 이 곳을 지역구로 둔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장례식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정권이 이번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녹취: 포트먼 상원의원] “We have sanctions placed as you know…”
포트먼 의원은 제재 강화의 방안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언급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을 더 압박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이 곳은 인구 약 8천 명의 작은 도시인데요. 마을 곳곳에서 추모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웜비어 씨의 집 주변과, 이곳 와이오밍 고등학교 주변에는 가로수와 여러 기둥들에 웜비어 씨를 추모하는 의미로, 하얀색과 파란색 리본이 묶여 있습니다.
문) 마을 주민들도 만나봤습니까?
기자) 네. 웜비어 씨를 어려서부터 알았던 이웃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웜비어 씨와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딸을 둔 부모님도 만나서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웜비어 씨의 성품으로 미뤄볼 때, 절대로 북한 정권이나 북한 사람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을 리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같이 들어 보시죠.
[녹취: 폴 슈워츠] “The way he was treated was very unfortunate, [and] very unfair, we think. a lot of people think that way too….”
폴 슈워츠 씨와 브리타 씨 부부는 북한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고, 따라서 웜비어 씨가 북한에서 겪은 일 또한 매우 불공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장례식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웜비어 씨는 장례식이 끝난 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이후 웜비어 씨의 집에서 이웃과 친지들만을 대상으로 한 추모 행사가 비공개로 열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웜비어 씨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는 오하이오 주 와이오밍의 현장 분위기를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