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해 과거 보다 더욱 강화된 제재 결의안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안보리는 대북 결의안을 채택할 때마다 이전 제재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유엔 안보리는 즉각 새로운 제재 결의안 마련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채택까지 걸린 시일은 57일. 미국과 중국이 제재 내용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이처럼 긴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당시 양측이 의견 충돌을 보인 부분은 북한의 석탄 등 광물 수출 전면 금지 여부였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석탄 수익을 옥죄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중국은 북한의 민생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조치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4차 핵실험에 대응한 안보리 제재 결의 2270호는 북한 석탄에 대한 수출 금지와 관련해 민생 목적인 경우 예외로 한다는 내용의 절충안이 채택됐습니다.
같은 해 9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또 다시 석탄 수출 금지 문제를 놓고 긴 시간 협상을 벌였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최대 석탄 수출국인 중국이 ‘민생 목적’이라는 예외규정을 악용해 석탄 수출량을 줄이지 않았다며, 수출 전면 금지를 주장했지만 중국은 반대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당시 안보리 안팎에선 미국이 대북 항공유 수출 금지와,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 등을 중단하는 조치를 중국에 요구했다는 사실도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이 같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결국 양측이 북한의 연간 석탄 수출 양을 제한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논의 82일 만인 11월30일 결의 2321호가 채택됐습니다.
비록 석탄 수출 전면 금지 조항과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조치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북한 외교관의 불법활동을 겨냥하고, 북한이 해외에서 동상 등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새로운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당초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2270호의 헛점을 매우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이전보다 강화한 겁니다.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가 늘어난 지난 5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또 다른 제재 결의안 마련에 나선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We want to look at the current sanctions in place, and we want to look at strengthening the sanctions…”
당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미 채택된 대북 제재를 재검토하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원유 송출 제한’이나 ‘석탄 수출 전면 금지’와 같은 이전보다 더 강화된 조치를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일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결의 2356호는 북한의 개인과 기관 등을 새 제재 대상자로 지정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지만, 추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안보리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잇달았습니다.
이에 따라 안보리가 만약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새 제재 결의안 작업에 착수한다면, 기존에 거론됐던 제재 방안들이 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이 새 결의안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북한의 동맹이자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