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방치된 상태로 있던 북한 개성공단의 남측 소유 버스 수 십여 대가 움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는 개성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의 버스 차고지에서 버스 여러 대가 이동한 흔적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사가 지난 6월16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VOA’가 확인한 결과, 총 33대의 버스가 기존의 주차 자리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에 비어있던 자리에는 새롭게 18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사라진 33대의 차량 중 이들 18대가 포함돼 있다고 해도, 적어도 15대가 차고지에서 사라진 겁니다.
‘VOA’는 지난해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9월과 12월의 위성사진 등을 통해 개성공단 내 버스의 움직임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바 있습니다. 당시 위성사진에서 버스들은 주차 자리를 바꾸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스듬히 주차된 버스마저 위치를 변동하지 않은 것이 관측됐습니다.
그런데 공단이 폐쇄된 지 약 1년 4개월이 지나 찍힌 위성사진에서 버스들의 움직임이 처음으로 포착됐고, 일부는 사라진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이들 버스가 무슨 이유에서 움직인 것인지, 또 이런 움직임이 상시적인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5월 ‘VOA’에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측 근로자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290여대의 버스를 운행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약 300대에 달하는 버스 소유권이 남측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버스가 개성공단 밖 시내에서 운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디지털 글로브’ 사가 지난 5월19일 촬영해 무료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에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각기 다른 지점에서 2~3대의 버스가 개성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장면이 확인됩니다.
이들은 파란색과 연두색 버스로, 지붕 위에는 하얀색 부분이 드러나 있어, 개성공단 내 차량과 동일한 모습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운영됐던 현대 ‘에어로시티’ 모델은 지붕 위에 하얀색 에어컨이 설치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지난해 2월10일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북한은 다음날인 11일 한국 측 인원에 대한 추방을 통보했고, 한 달 뒤인 3월10일에는 한국 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 7일 ‘VOA’에 북한의 불안정하고 도발적 행동에 맞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지난해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 상원에는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