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장관 "10월까지 상황관리되면 북한 비핵화 외교공간 생길 것"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오는 10월 상순까지 한반도 상황이 잘 관리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 공간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 26일 단거리 발사체 3발을 쏜 데 대해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한 도발은 아닌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26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에 대해 방심은 허용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 장관은 그러나 10월 상순까지 한반도 상황이 잘 관리될 경우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 한국 외교부] “지금부터 10월 중 있는 주요 계기일들 즉, 10·4선언 10주년이나 북한의 10월10일 당 창건일까지 상황이 잘 관리된다면 비핵화 대화를 위한 외교가 작동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강 장관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감행하지 않음으로써 대화 재개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미국도 그런 방향에서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에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한 데 대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전략적 도발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의 28일 정례 기자설명회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백태현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의 의도를 단정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합니다. 북한도 일단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좀 더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행위가 전략적인 도발과는 관계가 없는 게 분명하다며 미-한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습에 대한 통상적 대응훈련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북한의 이번 도발이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한껏 치솟았던 군사적 긴장이 낮아지고 있는 최근 분위기를 바꿀 만큼의 충격은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저강도 도발을 통해 미국과의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S.K. FM calls on N. Korea to stop provocations to create talks environment…act3 hyk 8-28-17>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이번에 정말 미미한 도발을 을지훈련 기간에 했다는 것은 을지훈련에 맞대응하기 위한 도발이 아니거든요. 북한이 원하는 그런 형태로 북-미 대화를 촉구하는 그래서 그런 것을 위해서 미국을 압박하는 그런 용도가 있지 판을 깨려는 도발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나 북한이 미흡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화성-14형’의 추가 발사나 또 다른 전략무기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전망도 여전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박사는 미-북 대화가 이뤄지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며 북한의 이번 도발도 대화보다는 긴장 국면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차두현 박사 / 아산정책연구원] “북한은 결국은 이른바 레드라인(금지선)까지 간 다음에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도를 하려고 할 것이, 지금 상태에서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자기들이 치킨(겁쟁이)임을 입증하는 꼴이 되거든요. 미사일 발사의 간격은 좀 더 늘릴 거에요. 앞으로도 단거리에 이어서 9월이나 10월에 중장거리가 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예요.”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가느냐를 가늠하기 위해 우선은 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습과 다음달 9일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까지 북한이 도발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