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긴급회의...다음주 새 대북 결의안 채택 추진

4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보리가 북한 6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마친 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오른쪽부터)와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 대사,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대화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한 가운데, 새로운 제재 조치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 중단 등이 거론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번 주 중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Due to the urgency of the situation with the nuclear test as well as the announcement by North Korea that they are planning for another ICBM test, we want to urge the Council to move very quickly on this…”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4일 안보리가 개최한 긴급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일주일 뒤인 11일 새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관련국들이 협의를 서둘러, 새 결의안을 신속하게 채택하자는 겁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결의안 추진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안보리가 그동안 수 주일에 걸친 논의 끝에 대북 결의안을 채택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만에 채택을 시도하는 건 이례적으로 빠른 움직임입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긴급회의 발언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안보리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has spoken with unusual unity and consistency on North Korea. That’s a good thing. Along the way, there have been problems with implementation, and the Council has at times been too slow and too weak...”

4일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새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번 주 중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가 북한에 대해 흔치 않은 단합과 일관성을 보여준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의) 이행에 문제가 있었으며, 안보리가 때때로 너무 느리고, 너무 약했다는 지적입니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지난 24년 간 안보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더 진전되고,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해졌다고 말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들에 “이제 그만(enough is enough)”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안보리는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채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His abusive use of missiles, and his nuclear threats show that he is begging for war. War is never something the United States wants. We don’t want it now. But our country’s patience is not unlimited. We will defend our allies and our territory…”

헤일리 대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도한 미사일 사용과 핵 위협은, 그가 전쟁을 구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은 미국이 원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 원하고 있지도 않지만, 미국의 인내심은 무제한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헤일리 대사는 유엔을 통한 조치와는 별도로, 미국 정부는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들을 무모하고, 위험한 (북한의) 핵 계획을 지원하는 나라로 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안보리 이사국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나라들이 새 대북 결의안 채택을 주장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매튜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구체적으로 북한의 노동자 송출 규제를 언급했습니다.

[라이크로프트 대사]

안보리가 지난달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신규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을 금지했지만, 새 결의에 이보다 더 강화된 조치가 담겨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나라들이 주장하고 있는 대화 재개에 대해, 북한의 의지에 대한 진지한 신호가 없는 대화 복귀는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벳쇼 코로 일본 대사는 북한의 위협이 새로운 수준에 접어들었다며, 성명 등을 통한 비난을 넘어 안보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는 북한이 현 정책을 지속할 경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걸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관련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한국의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도 안보리가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태열 대사]

새 결의안은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자금을 추가로 차단할 수 있는 조치뿐 아니라, 통렬하고(biting) 강력한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의 우방국이자 상임이사국인 중국 역시 북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녹취: 류제이 대사]

류제이 중국 대사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의지를 깨닫고, 진지하게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과 잘못된 악화의 길을 가는 것을 멈추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혼돈이나 전쟁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국들이 상황 악화를 피하기 위해 대화를 재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과, 미-한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을 골자로 한 중국의 ‘쌍중단’ 중재안을 거듭 상기시켰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대사 역시 북 핵 문제의 군사적 해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외교적·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