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가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채널을 폐쇄했습니다. 북한의 공식 계정이 폐쇄된 게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전문가는 ‘제재’의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의 공식 유튜브 계정이 강제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4일 현재 ‘우리민족끼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접속하면 ‘이 계정은 법적 신고로 인해 해지됐다”는 문구가 뜹니다.
이 때문에 해당 채널은 물론, ‘우리민족끼리’ 웹사이트에 연결됐던 수 천 개의 동영상도 현재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안팎 소식과 함께 미국과 한국 등에 대한 불만을 기사와 영상 형태로 게시하던 웹사이트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2003년부터 운영해 왔습니다.
‘유튜브’를 통한 동영상 게시는 최근 2년간 활발하게 이뤄져 왔습니다.
계정이 폐쇄된 직후 ‘우리민족끼리’는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후 2시 현재 4개의 동영상을 게시한 상태입니다.
앞서 언론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 등이 유튜브의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미 ‘CNN’ 방송은 13일 유튜브가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폐쇄의 원인도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튜브’는 미국에서 운영되는 사설 동영상 서비스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연결망 서비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외에도 ‘조선의 오늘’ 등이 ‘유튜브’를 북한 소식과 자신들의 선전을 전파하는 공간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조선중앙TV’ 채널이 유튜브에서 폐쇄되기도 했는데, 당시 유튜브는 해당 계정이 ‘유튜브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튜브’는 청소년 유해물과 반복 게시되는 광고물, 저작권 위반 영상물 등을 게재하는 계정을 폐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하는 컴퓨터 전문가 마틴 윌리엄스 씨는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조치가 ‘제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씨]
‘유튜브’는 법적인 부분에 우려했을 것이고, 동시에 북한과 거래를 해선 안 된다고 인식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윌리엄스 씨는 북한의 공식 계정이 폐쇄된 게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제3자가 운영하는 비공식 계정이 ‘내용물의 무단 사용’을 이유로 해지돼 왔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이들 계정은 살아있다고 윌리엄스 씨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폐쇄된 ‘조선중앙TV’ 유튜브의 경우, 북한 정권이 직접 운영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리민족끼리’ 채널의 동영상들은 북한의 공식 웹사이트들과 연계돼 있어 북한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뚜렷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이번 폐쇄 사태를 계기로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던 또 다른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 계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단문 형태의 글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우리민족끼리’는 약 7년 전부터 하루 10개 씩의 글을 올리며 외부 세계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진 않고 있습니다. 올라오는 글 대부분은 다른 계정에 의해 인용이 되는 ‘리트윗’이 거의 안 되고 있고, 가끔 보이는 댓글 역시 북한에 우호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윌리엄스 씨는 이를 트위터 계정을 잘 운영하지 못해 발생한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씨]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글들이 한글로 쓰여져 주 청취층이 한국인으로 한정되고, 특정 시간 대 한꺼번에 여러 게시 글을 올려 노출 효과가 적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씨는 ‘우리민족끼리’는 약 1만9천 명의 팔로워, 즉 구독자가 있지만 이는 트위터에 있어선 많은 숫자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트위터를 자주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민족끼리’보다 약 2천 배 많은 약 3천800만 명의 팔로워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 게시 글 한 개에 1만여개의 리트윗이 이뤄지고, 댓글도 2여만개가 달립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