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문답] 트럼프 새 대북제재 행정명령 내용과 특징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21일 뉴욕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지속된 도발에 대응해 발표한 행정명령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김영남 기자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지 이틀 만에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요. 핵심 내용은 뭔가요?

기자)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 기업, 금융기관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 무엇보다 눈에 띄는데요. 북한에 들어가는 자금을 반드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진행자) 해당 국가나 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북한과의 거래 내역이 확인되면 미 재무부가 이를 제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은행들이 미국과 거래를 하든지, 혹은 무법 정권인 북한과 거래를 하든지 두 가지 중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도 이날 “이번 제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이나 민간 기업을 제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재 대상자가 전 세계 어느 금융기관에서 거래를 하더라도 이를 동결하거나 차단할 권한이 생겼다는 겁니다.

진행자) 무역과 관련된 제재 사유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네, 우선 북한의 건설, 에너지, 금융, 제조 등 산업에 연루된 금융기관과 개인을 제재할 계획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섬유, 어업, 정보기술 산업 등도 제재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이런 내용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유엔도 최근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서 북한의 섬유 수출을 전면 차단한 바 있습니다. 섬유는 석탄 다음으로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합니다.

진행자) 일반적인 수출입 관련 조항도 있죠?

기자) 상품, 서비스, 기술 등을 북한에 수출하거나 북한으로부터 수입했을 때도 역시 제재 대상이 됩니다. 단 한 번이라도 ‘중대한’ 수출과 수입을 한 정황이 확인되면 제재 대상이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선박과 항공기 운항도 규제된다고요?

기자) 예. 북한의 항구와 공항을 다녀온 선박과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 입국이 금지됩니다. 선박의 경우는 잠시 북한 항구에 기항해 배에 실린 화물만 하역했어도 180일 조항이 적용됩니다.

진행자) 특별히 선박에 대한 제재가 강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제재를 피해가는 걸 막기 위해 이번 행정명령엔 북한의 해운업과 무역 네트워크를 차단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금융거래 차단과 함께 선박 문제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선박이 제재 영향을 받을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매우 큰 규모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에 항구를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개인과 사업체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자) 네, 중국은 북한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실상 중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번 제재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은 오직 한 국가만을 겨냥하고 있으며 그 국가는 북한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므누신 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제재 목표는 북한을 포함해 북한과 거래나 사업을 하는 당사자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강력한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이 발동된 배경은 뭔가요?

기자) 무엇보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끼친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범죄국가이자 불량국가’인 북한을 경제적으로 돕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행정명령에도 북한을 제재하는 이유가 담겨 있나요?

기자) 네, 바로 첫 장에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우선 북한 정권이 도발적이고 안정을 흔들며 억압적인 행동과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7월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달 초에 핵실험을 감행했으며, 그 밖에 인권을 유린하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유엔안보리 결의, 6자회담 공동 성명 등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 같은 사안들이 미국의 안보, 외교, 경제를 계속 위협하고 미국의 국제 관계를 방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주변국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발표한 직후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자 회담을 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미국의 독자적 제재 조치가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아베 총리 역시 새로운 차원의 대북 압박을 가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 대회 준비를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제시한 유엔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김영남 기자와 함께 미국의 대북제재 내용이 담긴 새 행정명령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