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북한 은행 8곳·개인 26명 제재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1일 뉴욕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북제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 은행과 관계자들을 대거 제재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북한의 국제 금융망 접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의 금융망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6일 북한 은행 8곳과 북한 국적자 26명을 ‘특별지정 제재 대상(SDN)’ 목록에 추가하면서 이들이 북한 금융망에 연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은행은 ‘농업개발은행’, ‘제일신용은행’과 ‘하나은행’, ‘국제산업개발은행’, ‘진명합작은행’, ‘진성합작은행’, ‘고려상업은행’, ‘류경상업은행’입니다.

이 중 ‘제일신용은행’과 ‘하나은행’ 등 4곳은 지난달 미 하원의원들이 재무부에 서한을 보낼 당시 포함됐던 은행들입니다. 당시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테드 요호 위원장 등은 이들을 포함한 16개 북한 은행을 새롭게 제재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재무부는 이들 8개 은행과는 별도로 2개의 은행이 북한 정권과 연계된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습니다.

개인 제재 대상자는 모두 해외에서 북한의 은행업무와 연관된 인물들입니다.

‘해외무역은행’의 김동철을 비롯한 19명이 중국 베이징과 셴양 등에서 활동했으며, ‘조선통일개발은행’ 관계자인 리은성 등 3명은 러시아에서 업무를 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습니다.

또 ‘조선금강그룹은행’의 대리인으로 활동했던 곽정철과 염희봉 등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서 위장회사를 운영했고, ‘해외무역은행’의 구자형과 김경일은 리비아에서 각각 대표와 부대표를 맡았습니다.

재무부는 이날 조치가 북한의 국제 금융망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우리는 북한 은행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북한 은행의 금융 조력자들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추가적으로 북한을 완전히 고립시키려는 우리의 전략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전략은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라는 넓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재무부는 유엔 안보리가 최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이행의 일환으로 이번 조치가 취해졌다고 확인했습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여러 나라들과 많은 인력을 투입해 북한의 해외 자금을 끊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 은행 관계자들이 여러 여권을 사용해 신분을 속이는 만큼 이런 행태를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달 22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개인 6명과 기관 10곳을 제재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제재 대상자들은 주로 제 3국에서 활동하던 개인과 기관으로, 북한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나미비아, 싱가포르 기업들도 대거 포함이 됐었습니다.

또 지난 6월에는 중국인 2명과 중국 기업 1곳을 특별지정 제재 대상 목록에 추가하는 등 북한의 해외 외화벌이와 금융망 이용 등을 겨냥한 조치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