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해군이 지난 16일부터 한반도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관영매체와 유엔 회의 등을 통해 오는 20일까지 실시되는 이 훈련이 `북침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과 한국 군의 연합훈련을 `북침’ 연습이라며 반발해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요?
기자) 네, 미-한 연합훈련은 한국전쟁 이후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두 나라 해군 간 훈련 외에 3월에 실시하는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그리고 8월에 실시되는 `을지프리덤 가디언’ 훈련이 대표적인데요. 북한은 이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응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해안포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미국과 한국 당국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기자) 이 훈련이 70년 넘게 연례적으로 실시돼 온 방어훈련이며, 훈련 내용과 시기도 북한에 사전 통보하는 등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 훈련이 북침 연습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북침전쟁이 아니란 건 국제사회도 인정하고 있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국제사회뿐 아니라 북한도 이 훈련이 북침전쟁 연습이 아니란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70년 넘게 훈련이 진행돼 왔지만 누구도 북침 가능성을 거론하거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미국과 한국 군은 오히려 북한의 심각한 도발에 직면해서도 군사 옵션 사용을 꺼리고 있는 게 현실인데요, 한반도에서 어떤 형태의 무력충돌도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북한이 왜 북침전쟁 주장을 계속하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미-한 연합전력을 정권의 생존에 대한 중요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이 때문에 훈련 기간 중에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실제로 이 기간에 준전시 상태 명령을 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제 단속을 위한 선전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 위협을 과장해 동원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한 연합훈련 기간에는 북한의 강한 반발과 맞대응 등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돼 왔습니다. 그럼에도 두 나라가 훈련을 계속하는 배경이 뭔가요?
기자) 앞서 이 훈련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방어연습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미국은 연합훈련을 통해 주요 동맹국인 한국 방어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대북 억제력을 과시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점차 현실화하는 데 따른 한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미-한 두 나라 군이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는 것도 훈련의 주요 목적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을 중단하면 자신들도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미국은 이런 제안을 일축하고 있지요?
기자) 미국은 이 둘을 같은 차원에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미-한 연합훈련은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는 정례적인 방어훈련인 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불법 활동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전쟁의 위험을 방지할 목적에서 실시되는 미-한 연합훈련이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1992년에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던 적이 있는데요, 이 때 남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미-한 두 나라와 북한 양측이 비무장지대에서 떨어진 쪽으로 훈련 장소를 이동하거나, 규모를 조정하는 등 상대방에 덜 위협적인 방식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