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스트리아에 무려 1억6천만 달러가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대외 부채의 18%가 북한의 몫이라며, 탕감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7년 현재 북한의 부채가 약 1억4천500만 유로, 미화 1억6천888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수잔 티어 오스트리아 재무부 대변인은 ‘VOA’에, 해당 금액은 이자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면서 이렇게 전했습니다.
티어 대변인은 1970~1980년대 당시 다양한 사회기반시설 구축에 필요한 물자를 북한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1980년대 후반에 북한 대외무역은행과 채무조정 협정을 맺었으나 1990년대 초부터 남은 채무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출신용과 무역보험을 담당하는 오스트리아 통제은행(OeKB)이 북한 대외무역은행과 채무 청산관련 합의를 시도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간 어떠한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티어 대변인은 북한으로부터 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채무를 탕감해줄 계획 역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OeKB가 30일 ‘VOA’에 공개한 ‘2016년 연례 수출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연도 당시 오스트리아가 보유한 대외 부채는 8억273만 유로, 미화 9억3천495만 달러였으며 북한의 부채는 전체의 18%를 차지했습니다.
1억8천539만 유로, 미화 2억1천603만 달러로 집계된 이라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입니다.
앞서 오스트리아 일간지 ‘디 프레스’는 북한과 오스트리아가 1987년 11월에 채무조정 협정을 맺었다고 2014년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1992년까지 북한이 약 560만 유로, 651만 달러를 갚았으나 이후로는 어떤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재무부는 해당 보도 내용을 포함해 북한의 부채를 발생시킨 상세 거래내역과 채무 협정 내용 등을 묻는 ‘VOA’의 질문에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스웨덴과 스위스, 체코, 핀란드 등을 비롯한 국가들 역시 북한으로부터 30년 넘게 빚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VOA’에 현재로선 빚을 탕감해줄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의 경우는 지난 2012년 북한으로부터 전체 채무 중 39%만 돌려받고 남은 빚을 청산해 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부채는 폴란드 공산정권 시절 북한에 납품된 ‘Mi-2’ 군용 헬기 등의 대금을 미납하면서 발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