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유엔총회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 채택, 한반도 긴장 완화 지렛대 주목

  • 윤국한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1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2018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14일 전했다. 한국 정부대표단으로 참가한 이희범 조직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엔이 내년 2월 한국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기간에 전세계 분쟁과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로 고조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완화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어제(13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의 주요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내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평창올림픽과 3월9일부터 18일로 예정된 장애인올림픽, 동계패럴림픽 기간에, 개막 7일 전부터 폐막 7일 뒤까지 분쟁을 일시 중단하자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내년 2월2일부터 3월25일까지 52일 동안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상호 적대 행위를 중단하도록 권고한 건데요, 한국 정부가 주도하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140여 개 나라가 공동 제안한 이 결의안은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공식 명칭은 `올림픽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 입니다.

기자) 이 결의안도 유엔 안보리의 결의처럼 구속력이 있는 건가요?

진행자) 유엔총회의 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유엔이 이 결의안을 처음 채택한 건 지난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때였는데요, 올림픽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에서 올림픽 기간에 전쟁을 중단했던 전통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결의안은 이후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매 2년 마다 채택돼 왔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번 결의안이 특별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진행자) 내년 동계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는 현재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고,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비록 올림픽 기간을 전후한 두 달 남짓한 기간이지만 분쟁과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뿐 아니라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결의안에 한반도 상황을 감안한 내용이 포함돼 있나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결의안은 한반도의 특수성을 반영해 “선수와 관계자 등 모든 올림픽 참가자들의 안전한 통행과 참여, 접근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평창올림픽이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개최 올림픽의 시작이란 점을 지적하며, “스포츠와 여타 분야에서 한-중-일 간 새로운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하지만 구속력이 없는 만큼 북한이 준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만일 북한이 올림픽 기간에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경우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이 경우 북한은 불참할 것이고, 한반도 상황을 우려하는 일부 나라들도 불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올림픽을 통해 남북 화해와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고 관광객도 대거 유치한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은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이번 결의안에 북한을 포함해 193개 유엔 회원국 모두가 동의했고요, 또 아직까지 올림픽 휴전 결의가 지켜지지 않은 사례도 없었습니다.

기자) 그런데,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이 미군과 한국군의 연례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시점과 겹치지 않나요?

진행자) 맞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이 무렵에 연례 합동군사연습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진행해 왔는데요. 이 훈련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긴장 완화 여부에 핵심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이 훈련의 일정이나 규모 조정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북 핵 국면 전환과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인데요, 설 연휴(2.15~18)가 올림픽과 겹치는 점을 감안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번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나요?

기자)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출전권을 얻지 못해 불참했는데요, 이번에는 남녀가 한 조가 돼 겨루는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출전권을 따낸 상태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이 참가할 경우 모든 비용을 지불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어제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번 결의안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평화롭게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됐다”며 결의안 채택을 반겼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