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북한 등 8개 나라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시행을 허용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의 반응을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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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4일 특정국가 출신 시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지난 9월 24일에 나온 대통령 포고문의 전면 시행을 허용한 건데요. 이란, 시리아,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차드, 북한, 그리고 베네수엘라 시민들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판결로 북한국적자의 미국 입국은 일절 금지됐습니다.
앞서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 신자인 7개 나라 출신 시민과 난민의 미국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했었습니다.
이어 3월에는 이라크를 입국 금지 대상에서 뺀 두 번째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당시 행정명령이 미국의 난민 수용 규모뿐 아니라 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 발급 규모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불안해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망명 신청을 하고 영주권 취득을 원하는 탈북자들은 추방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었습니다.
[녹취: 40대 탈북 여성] “잠을 편히 못자요. 워낙 불안한 상태로 살다 보니까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미국 내 탈북자 정착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미주탈북동지회 김창호 대표 역시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불안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녹취: 김창호] “괜히 잘못 말했다가 오히려 탈북자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워요.”
이런 가운데 탈북자들은 이번 연방 대법원 판결에 또 다시 한숨을 쉬었습니다.
미 중서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는 김마태 씨는 북한국적자에 대한 입국 금지 결정은 안타까운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북한에서 나올 때는 자기 친척 가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수하고 나오는 거잖아요. 삶을 찾으려고 하는데, 북한과 적대적인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반대적인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경파인 부시 대통령 때 북한인권법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2004년도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국적 사람들이 뭘 그렇게 잘못하는지 의문스럽고요.”
김 씨는 북한 사람들이 미국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국 정부가 봐주길 바란다며 입국금지 명단에서 빼주기를 바랬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북한국적자 입국 금지’ 라는 문구에 대체로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탈북자들의 염려를 예상했다며, 안심해도 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합헌이라고 판결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는 이미 미국 정부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았거나 고문금지협약에 따라 정치적인 박해에 위험이 있는 사람을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입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난민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인권 침해 당하다가 탈북한 분들은 영향을 안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만...”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조치는 북한 여권을 갖고 북한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주 대상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문화, 교육을 위한 교류 등을 위해 대학교나 단체라면 상황이 어려워 지겠지만, 그런 경우엔 요즘엔 한정되어 있죠.”
그러나 이런 대상도 최근 미-북 간 긴장 상황에서는 해당하지 않고 사실상 북한여권으로 미국에 오는 북한국적자는 외교관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판결을 북한을 압박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일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해 워싱턴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익명의 30대 탈북자는 이번 판결을 지지하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이 자국의 안정과 국민 보호를 목적으로 이민정책을 펴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대상 적용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에서 난민은 예외라는 점에 우려를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30대 탈북남성] “저는 몇 달 전에 뉴스를 처음 봤는데, 난민들까지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고 우려했었어요. 미국이 어떤 특정한 국가를 대상으로 자국의 안정과 국민의 보호를 목적으로 이민정책을 펴는 것은 충분히 자의적인 판단이지만 충분히 지지할 만 하지만, 대상 적용에 있어서 북한 같은 나라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이 남성은 같은 사회주의 독재국가인 베네수엘라와 북한과 입국 금지 조건이 다른 점에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30대 탈북 남성]” 입국 불허용 국가에 사회주의 체제고 이념상, 독재정권이고 그런데, 베네주엘라는 정부 관리만 금지됐는데 북한 주민들은 모두에게 적용한 것은 불합리 하지 않나...”
미국 내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사람들의 염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녹취:30대 탈북남성]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미국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 북한에 가족을 초청하려고 하는데 힘들어하고 있거든요.”
미국 내 탈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국적자 입국 금지보다 우려하는 점은 미국 내 난민 입국 수를 줄이려 한다는 점입니다.
익명의 탈북자는 북한 사람들은 미국에서 소통도 부족하고 정착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심리적 정서적으로 고독함을 더 느끼기 때문에 북한 난민 수를 늘려서 그들의 커뮤니티가 이뤄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랬습니다.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북한 난민 수는 매우 적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난민정책이 탈북 난민의 미국 입국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의견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탈북자 인권 활동을 벌여온 로베르토 홍 변호사도 같은 의견입니다.
[녹취: 로베트로 홍 변호사] “아무 문제가 없는데, 북한 받아주는 게 여태껏 200명? 통계적으로 합쳐서 북한인권법 하고 나서 거의 13년 됐는데, 아무리 숫자를 줄여서 무슨 영향이 있겠어요. 원래 숫자가 작아서. 숫자가 작아서 더 이상 숫자를 어떻게 줄여요?”
홍 변호사는 난민 입국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일부 전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로베트로 홍 변호사] “원래 미국 들어오는 건 힘들었어요. 태국가서 3년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항상 오래 걸리고 힘들었어요. 원래 링크와 목사 통하지 않고는, 전엔 뭐가 빨랐어요?”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