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 3. 사건 ·사회 이슈

지난 3월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부상했다. 당시 경찰이 사건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번 주는 2017년 한 해를 결산하는 특집으로 꾸며 드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미국 정치 분야를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여러 사건과 사회 문제를 알아봅니다. 김현숙 기자가 전합니다.

“세계를 강타한 테러”

[현장음: 터키 테러]

2017년 새해는 테러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올해 1월 1일 터키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IS가 이스탄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테러를 일으켜 39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는데요. 이후에도 크고 작은 테러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연이은 테러로 많은 시민이 불안감에 떨어야 했습니다. 지난 3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여러 명이 목숨을 잃는가 하면, 5월엔 맨체스터에서 미국의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장에서 폭탄이 터져 22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치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녹취: 멘체스터 테러현장]

하지만 2주도 안 돼 런던브리지와 인근 지역에서 또 차량 돌진과 흉기 난동 테러가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영국과 인접한 프랑스에서도 테러로 인한 총격 사건이 일어났고 스웨덴과 스페인에서도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현장음: 소말리아 테러]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는 10월 소말리아 역사상 최악의 테러로 기록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알샤바브가 모가디슈의 번화가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켜 무려 5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겁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도 테러 공격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10월 말에는 트럭을 이용한 테러로 외국 관광객 등 8명이 숨졌고, 지난 11일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교통 중심지인 포트어소리티 버스터미널에서 폭탄이 터져 4명이 다쳤습니다.

[녹취: 더블라지오 시장] “Let's be also clear this was an attempted terrorist attack."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버스터미널 폭발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는데요. 범인은 IS의 선전물을 자주 접하고 인터넷에서 폭발물 제조법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2017년엔 크고 작은 테러가 일어났고, 특히 IS와 직간접적으로 연관 있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녹취: 카파렐라 선임연구원]

전쟁연구소의 제니퍼 카파렐라 선임 연구원은 IS가 전 세계에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테러를 일삼고 있고 이제 서방을 넘어 아시아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서덜랜드스프링스의 제일침례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6명이 사망했다. 추모객들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임시 기념비를 찾았다.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

미국에서는 올해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건 있었습니다. 지난 6월 의회 자선 야구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이던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가 괴한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었습니다. 스컬리스 의원은 치료 후 석 달여 만에 의회에 복귀할 수 있었죠.

[녹취: 스컬리스 의원]

대형 총기 사건들도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 10월 서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콘서트 현장에 총격 사건이 발생해 범인을 포함해 59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현장음: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의 범인은 호텔 32층에서 야외 공연장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특히 반자동 소총의 자동연사가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인 ‘범프스탁’을 사용해 사상자를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11월에는 텍사스주 서덜랜드스프링스에 있는 한 교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6명이 사망했는데요. 이렇게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 정치계 안팎에서는 총기 소유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올해도 뚜렷한 정책적 변화 없이 지나가게 됐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시의 로메오캐논 인근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산타바바라 소방당국이 공개한 사진.

“지구를 강타한 자연재해”

올해 세계 곳곳은 자연재해로 또 몸살을 앓았습니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는 2017년 한해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이 3천 6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63% 상승했고 특히 미국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는데요. 미국 동부에선 물난리로, 서부에선 산불로 신음한 한 해였습니다.

지난 8월 텍사스주에 상륙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는 휴스턴 일대에 기록적인 양의 비를 뿌렸고 폭우로 인한 홍수로 큰 피해가 났습니다.

[녹취: 보서트 보좌관] “If there are, and there will be…”

톰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서 약 10만 가구가 피해를 봤으며 고속도로와 다리 등 기간산업도 크게 손상됐다고 밝혔습니다.

허리케인 하비의 상처가 다 아물기도 전인 9월 초엔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강타해 적어도 10여 명이 숨지고 수백만여 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9월 중순엔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가 카리브해 국가인 도미니카공화국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해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서부에선 올해 산불이 잦았습니다.

[현장음: 캘리포니아 산불]

특히 10월 초에 시작된 산불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는데요. 적어도 40여 명이 숨지고 건물 3천500채가 소실됐습니다.

[녹취: 강승구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회장] “순식간에 산불이 발생해서 여기저기 불꽃들이 튀고 화마가 지나간 자리는 재밖에 없더라고요.”

화재 현장을 다녀온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강승구 회장의 목소리인데요. 특히 산불이 덮친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이 와인 즉 포도주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화재로 인한 그을음이나 연기가 포도 향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이란 이라크 지진]

11월에는 이란과 이라크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으로 적어도 530명이 숨지고 사상자도 9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달 한국에서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역대 두 번째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경상북도 포항 일대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나 70여 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이재민 1천500여 명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김상곤 부총리] “1주일 연기된 수능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수능 당일까지 모든 부처가 최선을 다하는 한편 수능 연기에 따른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지진으로 11월 16일로 예정됐던 대입 수학능력 시험을 1주일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성추행 당한 경험을 공개하는 미투 운동(#Me, too)으로 지난 3개월간 미국 내에서만 60명 이상의 유명인사가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했다.

“ 침묵을 깬 사람들…미투(#Me, Too) 운동”

2017년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투 운동(#Me, Too)”입니다.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나도 그랬다, 나도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하는 미투 운동은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미투 운동이 시작된 계기는 할리우드의 거물급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이었습니다.

[녹취: 하비 와인스틴]

올해 10월 와인스틴이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젊은 여배우들과 영화사 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후 무려 80명의 여성이 피해자라고 나서면서 와인스틴은 할리우드에서 퇴출당합니다. 하지만 이후 케빈 스페이시와 맷 라우어 등 유명 배우와 언론인에 대한 성추행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고, 정치인에게까지 성추행 파문은 이어졌습니다.

[녹취: 프랑켄 의원] “I know in my heart…”

12월 7일 민주당 소속 앨 프랑켄 상원의원이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희극 배우 출신인 프랑켄 의원으로부터 과거에 성추행 당했다는 여성의 폭로를 시작으로 추문이 이어지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겁니다. 앞서 연방 하원의원 가운데 최다선 의원인 존 코니어스 의원 역시 부하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사퇴했습니다.

지난 3개월간, 미국 내에서만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유명인사가 60명이 넘는데요. 시사주간지 타임은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인물’에 미투 운동을 주도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선정했습니다. 타임은 이들 여성을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로 이름 붙였습니다.

네. 오늘은 2017년 결산 특집 세 번째 시간으로 올 한해 지구촌을 뒤흔든 여러 사건과 사회 문제를 되짚어 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