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난 11월 중국산 곡물 수입 크게 증가…전년 대비 5.5배 증가

중국 접경 도시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 위로 화물차가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11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밀가루 수입은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11월 중국으로부터 총 1만8천714t의 곡물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3천385t의 곡물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 5.5배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전달인 10월 1만3천267t의 곡물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서도 41% 증가한 규모입니다.

곡물 별로는 밀가루가 전체 곡물수입량의 94%인 1만7천505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쌀 672t, 전분 437t, 옥수수 100t 순이었습니다.

특히 11월 밀가루 수입량은 올 들어 최대 규모로, 전년도 같은 기간 712t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서도 25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초부터 11월까지 수입한 총 곡물량은 15만2천586t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4만8천805t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11월까지 누적 곡물 수입액은 5천8백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2배 이상입니다.

곡물 별로는 밀가루가 6만1천190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옥수수 5만218t, 쌀 3만4천393t, 전분 6천700여t 순이었습니다.

이는 쌀이 4만2천여t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밀가루 7천여t, 옥수수 3천여 t을 수입했던 2016년과는 대조적입니다.

권태진 원장은 이같은 변화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쌀을 구입해서 섭취할 만한 충분한 소득이 되지 않는다. 특히 유엔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하던 주민들의 소득이 준 것으로 보입니다. 쌀을 소비하고 싶지만 쌀을 구입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값싼 옥수수나 밀가루를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밀가루 수입이 급증한 것은 가공식품의 수요가 증가했을 수도 있다고 권 원장은 설명했습니다.

권 원장은 북한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곡물을 수입한 것운 무엇보다 이모작 작황과 가을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군사적 위협도 커지면서 곡물 비축 수요가 자연히 증가했고, 중국의 국경 감시 강화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 FAO는 지난달 발표한 ‘식량전망 보고서 (Food Outlook)’에서 북한이 올 가을 추수에서 140만t의 쌀을 생산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지난 2016년 170만t을 생산한 것에 비해 18%가량 감소한 규모입니다.

FAO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이모작 작물 수확량도 전년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권 원장은 올해 (2018년) 식량 수급 상황은 비관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북한의 중국산 곡물 수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이런 곡물 생산의 저조 상황은 2018년 식량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분간 중국으로부터의 곡물 수입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1월 총 426t의 비료를 수입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입한 총 비료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감소한 14만1천711t 이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