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들이 유엔 대북 제재를 피해 북한과 석탄을 밀거래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의 위성에 이 같은 장면이 포착된 건데 중국 당국은 대북제재를 잘 이행하고 있다면서 관련 정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홍콩 등 중국인 소유의 선박들이 북한산 석탄을 밀거래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 선박들이 북한 항구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와 베트남을 오가는 장면이 미국 정보 당국의 위성 감시망에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의 선박들은 ‘글리로 호프 1호’와 ‘카이샹’, ‘위위안’, ‘신성하이’,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상정2호’ 등 6척으로 모두 지난해 12월 중국의 요구로 유엔 대북제재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됐습니다.
특히 이들 선박은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게 위해 은밀하게 움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항구를 입출항 할 때에는 선박의 위치를 알려주는 자동 선박 식별 장치, AIS를 끄는 수법을 쓴 겁니다.
이번에 적발된 선박 가운데 하나인 ‘카이샹’호는 지난해 8월 석탄을 싣고 북한 남포항을 출항할 때에는 AIS를 껐다가 중국 쪽 해안으로 나와 이를 다시 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치 중국에서 화물을 선적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글로리호프 1호’도 북한 항구에서는 이 장치를 껐다가 중국 항구 주변에서만 켠 채로 일주일 이상 배회하다, 베트남 깜빠항으로 입항하면서는 다시 끈 뒤, 북한에서 실어온 석탄을 하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루 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안보리에서 통과된 모든 결의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자국민 소유의 선박과 관련한 북한산 석탄 밀거래 보도는 확인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 선박과 북한산 석탄 밀거래,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한 석유 거래가 여전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불법 항해에 나서는 선박회사는 마지막 항해로 귀결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미 정보 당국의 언론을 통한 위성사진 공개가 중국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북 해상 압박이 강력해 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지난 유엔 대북 제재에서 중국의 요구로 제외됐던 이번 중국 선박 6척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