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마크롱 정상회담...토론토 차량공격범 '1급살인' 기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 전체가 아닌, 프랑스와 개별 무역 협상을 희망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이 밖에 24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미국-프랑스 정상회담 관련 소식 살펴보겠고요. 캐나다 토론토에서 23일 자동차가 행인들을 덮쳐, 최소한 10명이 사망했는데요. 용의자는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어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하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와 개별 무역 협상을 바라는 뜻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전체가 아닌, 프랑스와 개별적으로 통상 협의를 진행하고 싶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밝혔습니다.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미국-프랑스 정상회견 트럼프 대통령 발언]“(The president) and I are working on trade. The trade with France is complicated because we have the European Union. I would rather deal just with France. The Union is very tough for us. They have trade barriers that are unacceptable.”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통상 현안을 논의해왔는데, EU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역 장벽을 두고 있어 상황이 복잡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이 뭔가요?

기자) 철강 관세 문제가 지금 미국과 유럽 사이 핵심 통상 현안인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일시적 관세 면제를 영구 조치로 전환해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수입산 철강 25%, 알루미늄 10% 관세를 매기기 시작하면서, EU와 호주, 캐나다,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한시 예외를 적용했는데요. EU산 제품에 대한 예외 조치는 다음 달 1일 끝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24일) 발언은, 프랑스와는 통상 마찰을 원하지 않지만, EU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통상 문제 외에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있었나요?

기자)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 문제와 시리아 내전 상황을 비롯한 중동 현안에 대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미국-프랑스 정상회견 트럼프 대통령 발언] "Protecting them, they have to now step up and pay for what's happening. Because I don't think France and the United States should be reliable for the tremendous cost. The United States embarrassingly into the Middle East. As of a few months ago, as you've heard me say before - and I don't take responsibility, but I would be very embarrassed if I had to - $7 trillion. "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중동 문제에 깊이 들어가 있다며, 상황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당황스러울 정도로 중동 문제에 깊이 들어가있다고 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비용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안보를 위해 미국이 7조 달러를 들이는 형편인데, 돌아오는 것은 없다면서, 그 돈이면 미국 곳곳에 학교를 만들고 다리와 터널도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전문가들은 7조 달러는 과장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도 두 정상이 논의했다고요?

기자) 북한 문제와 ‘이란 핵 합의’ 관련 사안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다가올 미북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매우 열려있고 매우 훌륭한(very open and very honorable)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고요. ‘이란 핵합의’에 대해서도 미국과 프랑스가 조만간 입장 차를 줄이는 최소한의 합의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미국과 프랑스의 입장 차,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이란 핵 합의는 지난 1995년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를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6개국에 약속하고, 대신 서방 측은 경제 제재를 풀어주기로 한 합의인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 합의 이후 계속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 지원 행위를 지적하며, 허점이 많은 “최악의 합의”라고 비판해왔습니다. 그래서 관련 규제들을 추가하는 개정협상을 요구했고요. 협상이 안 되면 제재를 부활시켜, 합의를 사실상 파기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합의 당사국들은, 이 합의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살려나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개정 협상이 지금 잘 안 되는 건가요?

기자) 이란의 반대로 진전이 없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핵 합의 당사국들과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당사국 공동위원회를 열었는데요. 하지만, 이란 측이 ‘합의를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며 개정 협상을 거부해서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핵 합의 파기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계획국장이 얼마 전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기자) 핵 합의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정기적으로 연장시켜왔는데요. 다음 달 12일에 돌아오는 유예 조치 시한에, 더 이상 이를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최근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제재를 되살리는 외에, 새로운 제재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이란은 합의가 파기되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했다고요?

기자) 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4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백악관 사람들이 약속(핵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그 합의를 버린다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앞서 지난 토요일(21일)에는,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하는 상황에 모든 시나리오(대처방안)를 준비할 것을 원자력청에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원자력청은 이달 초,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하면 이틀 안으로 20%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공표했는데요.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3일 국영방송에 나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NPT 탈퇴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미국-프랑스 정상회담에 앞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재개할 경우 “커다란 문제”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NPT 탈퇴는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재개로 곧장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 이란의 관련 움직임에 제동을 건 발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다시 한번 ‘이란 핵 합의’에 대해 “미친(insane)” 것이고, “재앙(disaster)”이라며 격한 표현으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나요?

기자) 24일 저녁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 미 행정·입법 요인들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국빈만찬이 열리고요. 25일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미국을 찾은 국빈이라, 의회 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내외신이 특별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날 차량 돌진 사건이 발생한 캐나다 토론토의 교차로에 24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편지 등이 놓여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23일 발생한 차량 공격 용의자가 법원에 출두했군요.

기자) 네, 캐나다 최대도시 토론토 번화가인 ‘핀치애비뉴’에서 23일 오후 상업용 밴(소형 화물차)을 몰고 인도에 돌진해, 최소한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차량 공격 용의자가 24일 캐나다 현지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용의자인 알렉 미나시안에게는 10건의 1급살인혐의와 13건의 살인기도혐의가 적용됐는데요. 미나시안은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목격자들의 증언이나 관련 영상을 보면 범행 당시 고의적인 공격 양상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현지 매체 CP24는 ‘운전자가 인도에서 시속 60~70km로 달리며 사람을 한 명씩 차례로 치었다’는 목격자 증언을 전했습니다. CBC 방송 등이 촬영한 현장 영상을 보면, 미나시안은 사건 직후 경찰과 대치 중,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면서 “나를 죽이라”며 도발하다 결국, 경찰에 제압됐는데요. 테러 용의점 등을 받은 일은 없었던 사람이지만, 이번 사건이 ‘고의적 공격’은 확실해 보인다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미나시안은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올해 25살로 토론토 근교 리치몬드힐에 살고 있고요. 인터넷 소셜미디어에는 자신을 대학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과 기록 같은 것은 없고요. 현지 언론들은 미나시안이 사교성이 부족하고 친한 친구는 없었지만 위험한 인물은 아니었다는 주변 인물들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내 경비 수준이 높아진 상태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론토에선 전날부터 이틀 동안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시내 경비가 이전보다 강화된 상황이었습니다. 회담장은 사건 현장에서 30여㎞ 떨어져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 인명피해는 없었습니까?

기자) 미국인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건 현장이 한인타운 가까운 곳이어서, 한인 피해가 있었는데요. 현지 경찰은 한국 국적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고요. 한국 정부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캐나다 국적 한인 1명도 숨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총리가 애도 성명을 냈다고요?

기자) 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토론토에서 일어난 비극적이고 무분별한 공격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이날(23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또 이날 밤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 수사당국 공조로 사건 배경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무고한 많은 생명을 잃은 비극적 사건에 유감을 표명하고 캐나다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일이 테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동차로 행인을 덮치는 테러가 몇 년 새 자주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6년 7월 프랑스의 유명 휴양지 니스에서 트럭 돌진 테러로 범인을 포함한 87명이 사망한 뒤,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뉴욕 등 서방 주요 도시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잇따랐습니다. 특별한 무기 없이 자동차만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가 계속된 건데요. 이번 사건도 앞선 사례들의 수법을 본 딴 ‘모방범죄’일 가능성에 외신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제8차 브릭스(BRICS) 정상 회의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과 인도 정상이 이번 주 만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27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입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중국을 방문한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27일과 28일 이틀간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두 정상 간의 회담이 비공식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2일, 모디 총리의 방문에 대해 "새로운 이정표"라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이번 비공식 정상회담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문제와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인데요. 왕이 부장은 "두 정상이 전략적 신뢰를 공고히 하고, 분쟁을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까지 양국 간의 갈등 국면이 계속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양국은 지난해 6월, 부탄 인근 히말라야 지역의 도카라 국경에서 73일 동안 대치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고요. 인도는 또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외교 무역정책인 '일대일로' 참여도 거부해왔습니다. 여기에 앞서 4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를 방문한 것도 중국과 인도 간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는데요. 하지만 같은 해 9월 중국 푸젠성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던 상황은 다소 풀리게 됐고요. 이후 두 나라는 새로운 관계 재설정을 모색해왔습니다.

진행자) 앞서 인도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하셨는데,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일부 실무적 차원의 합의는 벌써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은 양국이 또 '나투라패스(Nathu La Pass)'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나투라패스는 불교도와 힌두교도의 성지로서, 수미산으로도 불리는 '카일라쉬산'에 가기 위한 인도 순례자들의 주요 경로입니다. 양국은 또, 인도 북동부 지역의 홍수를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하천 관련 자료도 다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의 분위기를 맞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인도로서는 중국이 자국의 최대 경쟁국인 파키스탄과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균형을 유지하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고요. 중국으로서도, 인도가 미국의 우산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 역시 역사적으로 중국의 오랜 경쟁국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인도는 비록 중국과의 화해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와 스리랑카 등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에 군사기지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국의 뒷마당에서 펼쳐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가 6월에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6월에 중국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이 열리는데요. 모디 총리는 이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이와 관련해, 한 나라의 정상이 두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