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 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준비도 속도를 내게 될 전망입니다. 미-북 양측은 현재 한 달 넘게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회담 장소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의 장소 선정 문제가 여전히 난항인가 보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어제(26일)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여전히 5개 장소를 놓고 검토가 진행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미국이 아닌 5개 장소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었는데요, 그 때로부터 12일이 지난 지금도 회담 후보지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오늘 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 된 게 미-북 정상회담 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 평양이나 판문점이 다시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평양 개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하는 것을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행을 전격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습니다. 한국의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사전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의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시기는 어떤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가급적 빨리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5월 말에서 6월 초로 잡힌 시기를 앞당기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장소가 선정된 뒤 경호와 의전 등 미국 측 선발대가 현지를 방문해 사전점검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또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3~4개 날짜를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요, 장소가 확정되면 시기와 함께 워싱턴과 평양이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사실 이번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 하는 문제일 텐데요. 이와 관련한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 전망이 `매우 희망적’이라는 백악관 관리의 발언은 큰 틀에서 별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양쪽이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문제가 분명 있을 겁니다.
진행자) 어떤 것들이 쟁점으로 남아 있을까요?
기자)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미국의 보상과 비핵화 완료 시점입니다. 현재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또 제재 해제는 비핵화가 완료된 뒤에나 이뤄질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와는 많이 다른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 중단, 그리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결정으로 이른바 `미래의 핵’을 포기하는 사전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미 생산한 핵무기와 핵 물질, 그리니까 과거와 현재의 핵을 협상 카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는 조치 대 조치, 행동 대 행동을 의미합니다. 북한이 한 가지 조치나 행동을 취하면 미국도 상응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까요?
기자)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최대 압박을 계속한다는 방침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없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주요 조치에 대해 상응한 보상을 제공하되, 비핵화 완료 시기를 최대한 짧게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핵 폐기 날짜를 못 박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비핵화에 이르는 구체적인 조치를 세분화 하고, 각 단계마다 상응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