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관리들 “판문점 선언, 비핵화 구체적 언급 빠져”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전직 외교안보 관리들은 이번 ‘판문점 선언문’을 ‘완전하지 못한 조심스러운 성명’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또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이 빠져 있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이번에 발표된 남북공동선언문을 ‘완전하지 못한 조심스러운 선언문’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I thought the document was a good document as creating confidence measures, but we have to take careful approach, so I think the document was careful document. We need much more clarity what Kim is really willing to do and how quickly he is willing to do it, before we claim the success.”

와일던 전 보좌관은 27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판문점 선언’이 신뢰를 구축하는 차원에서는 좋은 합의문이지만,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해 어떤 의지가 있는지, 또 얼마나 빨리 이를 실천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훨씬 더 많이 명시됐어야 하고 북한의 핵비확산조약(NPT)가입에 대한 입장 또한 담겼어야 한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번 합의문은 시작에 불과한 ‘열망적 선언'에 그쳤을 뿐 '최종 합의문'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북핵대사.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이번 성명서는 내용이 광범위하고 모두의 관심사인 (북한의) 비핵화 의미를 포함한 많은 부분이 상당히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The communique it was issued yesterday is pretty far arranging, lots of ambiguities, including denuclearization whatever that exactly meant. And some words about the military activity, ‘not being provocative’, which will be of course to most of us to think about that possibly being reference to joint military exercise between ROK and USA. We all have to keep our enthusiasm in check here.”

특히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겠다는 부분은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어 정확한 뜻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 선언문에 지난 합의문 문구들이 인용된 점을 들며, 크게 새롭지 못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We’ve got pretty sophisticated, comprehensive discussions in 2000s, 2007 particularly, but I think we should put this behind us, I know there’s a line that they made yesterday about the previous statements, but I don’t know if we want to focus too much on past languages. I think we have to be sensitive to history but let’s see if we can take this one fresh.”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2000년대 북핵 해법을 찾기 위한 수준 높고, 포괄적인 논의 후 마련된 합의문을 참고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반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판문점 선언’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시작점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한 합의문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think the ‘PanmoonJunm declaration’ is for peace, prosperity, reunification of Korean peninsula, so it is a good document, it’s an extremely good first step. I thought that one went very well and it has seen very nicely prior to President Trump and Kim summit.”

또 남북 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있을 미-북 정상 간 만남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특히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미국과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문구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n the statement that they are looking forward to US’s participating and China, so it is not only going to be inter-Korean one, but also the multilateral”

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자간 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 줬다는 설명입니다.

세바스찬 고르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세바스찬 고르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사상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가 한국 땅에 발을 내딛는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봤다면서 역사적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르카 전 부보좌관] ”It is historic, truly incredible. During the last 65 years, we though that this was impossible and the President Trump has created this potential result of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5년 동안 불가능할 것으로 믿었던 한반도의 평화 가능성을 조성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 남북 회담 결과가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길잡이’(guide)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독재정권을 유지해 온 북한이 한 순간에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선회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평화협정’ 체결 등을 둘러 싼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