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핵화·평화구축 과정서 ‘소외’ 우려…’주한미군 존속’ 통일 원치 않아”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중국 외교부가 공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미국 내 동북아 전문가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반영한 행보로 진단하고, 중국은 미-한 동맹이 강화된 ‘통일 한반도’를 극도로 경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안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취임 후 처음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건 2007년 양제츠 부장 이후 11년만입니다.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과정에서의 ‘중국 소외론’을 경계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왕 부장의 방북은 평화협상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는 중국의 의지를 확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I am sure he is making clear to the North Koreans that what China’s expectations are for the meeting between the President Trump and North Korean leader. I would guess that they are saying to the North Koreans that we have to be part of any peace agreement.”

또 북한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직접 전해 듣고,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측의 기대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최근 급진전된 미-북 관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에 대해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전문가인 오나리오 마스트로 조지타운대 교수는 중국은 미-북 간 직접 대화를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를 경계하는 복잡한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나리오 교수] “it is very complicated what China uses about US and North Korea, in one hand, China has had policy which they called for direct talk between two sides, but there is always concern that their ability to promote their own interests will be less if they don’t play the role.”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북 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줄어들면 자국의 이익을 증진할 능력이 축소될까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이뤄진 후, 중국이 가장 꺼리는 상황은 미-한 동맹이 강화된 ‘통일 한반도’임을 상기시켰습니다.

딘 챙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3국으로 피신한 상황에서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한국 주도의 통일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국의 이해관계가 무시된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평화협정 논의에서 배제될 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챙 연구원]”Fear of China is that China is begin to shut out of these negotiations. In theory, you could imagine Chinese are terrified that North Korea simply give up nuclear weapons, and South Korea welcomes all Koreans, and that will lead reunified Korean peninsula. China’s interest being ignored.”

와일더 전 보좌관은 중국의 이 같은 인식은 베트남에서 벌어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I think Chinese officials look at Vietnam is an example of a country that was China’s plan state and then became a good friend of US and not friendly to China and they worry that North Korea could be the same thing.”

북한이 베트남처럼 친미노선을 취하며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우려라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은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 참여해 한국에 더 이상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 상황을 요구할 것이라고 와일더 전 보좌관은 내다봤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I don’t think Chinese want any peace agreement that American forces stay on Peninsula, then China would prefer divided peninsula still, because it takes away the buffer states for them, so I think they continue to prefer the outcome is not to have reunification.”

이어 만약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지 않는 통일이라면 중국은 지금과 같은 분단된 한반도를 선호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과 중국간 완충 지대인 북한이 사라진 상황에, 미군까지 계속 주둔하는 상황을 꺼려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롱아일랜드 대학의 북한전문가 시아 야펭 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없는 통일 한반도는 중국의 관심사가 아닌 만큼, ‘현상유지’를 원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시아 교수] “China prefers status quo. If Kim Jong Un slows down a little bit, less aggressive, work little bit more closer with China and less with US, and concentrating on economic development.”

특히 북한이 주변국에 대한 위협을 줄이고 미국보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경제 발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중국으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는 게 시아 교수의 설명입니다.

중국이 현재 우려하는 부분은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올해 내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전환 문구를 중국을 제외시킨 채 미-북 정상회담에서 확정할 경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별개 사안으로 구분한 만큼, 미군 주둔 하의 한반도 평화 체제가 전개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챙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평화협정 체결을 반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챙 연구원] “I am not really sure what China would prevent that, if all three parties, North Korea South Korea and US were willing to reach some kind of formal diplomatic end the Korean War. I am not sure what China can do to prevent that legally and diplomatically. It would be politically very difficult for them to say they are opposed peace treaty.

미국과 한국, 북한이 외교적으로 체결하려는 종전선언과 평화 협정을 중국이 정치적, 외교적, 법적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와일더 전 보좌관은 대북 압박에 나서고 있는 중국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it would be foolish of us to trying to have an agreement without the Chinese involve, because Chinas has placed pressure on North Korea. So an agreement without Chinese risk that you don’t have leverage of the soar on the economic side that you need to have to make sure this agreement works out, so I don't think a lasting agreement is possible China participating. ”

북한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중국이 빠진 평화협정은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대신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