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군사 충돌...중국 안방그룹 창업자 18년형

10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이스라엘 군이 이란 군 시설을 목표로 미사일을 상공에 발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군과 이스라엘 군이 지난 밤 공격을 주고받았습니다.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비밀 핵 개발’을 주장하고, 이어 미국이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직후라, 사태 추이가 주목되는데요. 일부 외신은 전면전 확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개혁· 개방 지도자 덩샤오핑 집안의 사위인 우샤오후이 전 안방그룹 회장이 비리로 18년 징역형을 받았고요. 이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경제난 타개를 위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이란 군과 이스라엘 군이 충돌했군요?

기자) 네. 시작은 이란이었습니다. 오늘(10일) 새벽, 유대인 정착촌이 있는 시리아 내 ‘골란고원’ 이스라엘 군 주둔지에 발사체 여러 발이 떨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는데요. 이란이 쏜 로켓 20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이스라엘 국방부가 설명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예하 정예부대인 ‘쿠르스’가 이 공격을 감행했다고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밝혔는데요. 일부 요격해서, 큰 피해는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즉각 보복 공격을 했다고요?

기자) 네. 곧이어 이스라엘 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인근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이란 군 시설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70기가 넘는 미사일을 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이 같은 교전은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진 사상 최대 규모 군사적 충돌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설명했고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자칫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급박한 것 같은데, 미국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미 외교· 군사 당국의 공식 반응은 아직 안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오늘(10일) 아침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면서,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다만, 이란이 중동 각지에서 갖가지 충돌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잖아도, 최근 국제사회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해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며칠 전 미국이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했는데요. 이란 군 당국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논평 등으로 미국을 맹비난하면서 반발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이란이 어떻게든 군사적 도발을 벌일 것이라는 이웃 나라들의 우려가 팽배한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이웃나라들 중에서도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중동에서 오랫동안 긴장 관계였습니다. 이란은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아랍세계의 적’으로 규정하고, 반대로 이스라엘은 이란을 자국 최대 안보 위협 중 하나로 꼽아왔는데요.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화요일(8일)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는 담화에서, 여러 가지 판단 근거를 설명하던 중에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이란의 비밀 핵 개발을 드러낸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는 근거 논리 중 하나를 이스라엘이 제공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30일이었는데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텔레비전 생중계 회견을 통해, 이란이 2015년 핵 개발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이후에도 비밀리에 핵 개발 계획을 유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부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We’re going to reveal new and conclusive proof of the secret nuclear weapons program that Iran is hiding for years from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its secret atomic achieve.”

기자)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에 대한 새롭고 결정적인 증거를 가졌다고 밝힌 네타냐후 총리는, 관련 문서와 사진, 동영상 일부를 보여줬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가 옳았다”며, 이 발표를 높이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게 2003년에 이미 끝난 15년 전 핵 개발 자료여서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선언 이후, 각 당사국이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먼저 미국은 이란에 기존 제재를 부활하는 외에,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9일) 밝혔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르면 다음 주 (새로운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과 대규모 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당사국들은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탈퇴 선언을 막기 위해 중재 노력에 앞장섰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통화했습니다. 양 측은 미국이 빠진 뒤에도 ‘이란 핵 합의’를 지켜나가기 위한 공동 노력에 합의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습니다.

안방보험그룹 설립자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 바이두 사진제공.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중국 최대 금융기업을 이끌었던 사람이 중형을 받았군요?

기자) 중국 상하이 제1중급인민법원이 어제(9일), 안방보험그룹 설립자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에게 사기와 자금유용, 횡령 등 유죄를 인정해 징역 18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이와 함께 우 전 회장의 정치권리를 4년 동안 박탈하고, 105억 위안(미화 약 17억 달러) 재산 몰수형까지 내렸는데요. 우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안방보험을 창업한 뒤 종합 금융그룹으로 확장시키면서, 중국 최대 규모로 키운 인물입니다.

진행자) 재판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고요?

기자) 네. 우 전 회장이 구속된 게 지난해 6월입니다. 이번 선고까지 1년 가까이 걸린 건데요. 중국 금융계에서 워낙 비중 있는 인물이라, 재판이 오래 걸렸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2기를 맞아, 중국 정부는 반부패 사정 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최근 처벌된 사람들 가운데, 전날(8일) 수뢰 등으로 종신형을 받은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 서기가 정계 최고 거물이었다면, 우 전 회장은 경제계 최고로 중국어권 매체들이 꼽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 전 회장이 중국 정치권과도 가까운 관계였다고요?

기자) 우 전 회장은 1980~90년대 개혁·개방을 이끈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의 외손녀와 2004년 결혼했습니다. 안방보험을 창업한 바로 그 해인데요. 부인을 통한 정계 인맥을 바탕으로 빠르게 회사를 키웠습니다. 주룽지 전 총리의 아들, 또 ‘혁명원로’ 천이의 막내 아들 등이 창업 초기 안방보험 주요 주주였는데요. 이 같은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가 사기를 비롯한 각종 비리로 이어진 것으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안방그룹이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안방보험을 주력기업으로 안방자산운용, 그리고 홍콩법인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는데요. 지난 2014년부터 미국 뉴욕의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의 대형사무용 빌딩들을 잇따라 사들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외국 주요 금융기업들도 인수합병(M&A)하면서 몸집이 빠르게 커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외국 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 유력보험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안방그룹이 대주주인데요. 이 때문에 우 전 회장 재판 진행 과정에 대해 한국에서도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그룹 소유 재산 목록을 살피고 있다는 이야기가 올해 초부터 중국어권 매체들에서 이어졌는데요. 실제 중국보험감독위원회가 안방그룹 해외자산 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안방그룹이 소유한 외국 회사들을 팔도록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국이 지난해 우 회장을 구속한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안방그룹을 위탁 경영시켰는데요. 이 과정에 공적자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이걸 회수하고,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부실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해외 자산 매각을 진행하는 겁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최근 경제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수백억 달러 규모 구제금융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받을 계획입니다. 재무장관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정부 협상단이 미국 워싱턴 IMF 본부로 향했는데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8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도 회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리 대통령은 “과거에 겪었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가 ‘과거에 겪었던 위기’란 뭔가요?

기자)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1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와중에 아르헨티나가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는데요. 이 때문에 국가 부도에 해당하는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선언했습니다. 아르헨티나 국가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내야 할 돈을 못 내겠다는 것이었는데요. 모라토리엄 액수가 사상 최대 규모인 1천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IMF에서 돈을 빌렸는데요.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가 요구하는 긴축정책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면서, 2006년에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들과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가 IMF의 도움을 받는 게 처음이 아닌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300억 달러 정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블룸버그를 비롯한 경제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국제금융기구들 사이에서 아르헨티나의 신뢰가 낮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구제금융’이 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간단히 말하면, 국가 단위로 IMF에서 돈을 빌리는 겁니다. 개인이나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땐, 보통 원금을 갚고 이자만 내면 되지만, 구제금융은 상환 절차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대신, 그 나라의 경제·사회 정책을 IMF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세우고 충실하게 이행해야 하는데요. 전반적인 지출을 줄이도록 긴축 정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그러니까 중복되는 사업을 줄이고, 기업체들을 정리하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지난 2006년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한 것도, IMF가 강제한 긴축 정책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그런 과정을 거쳤죠?

기자) 네. 아르헨티나보다 3년 앞선 1998년, 한국 정부도 달러 보유가 크게 줄어드는 외환위기를 겪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요. IMF가 요구한 공공부문과 기업 구조 조정, 그리고 전반적인 긴축정책들을 대부분 충족하면서, 빨리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경제난 타개 노력을 한 것도 도움이 됐는데요. 한국의 이런 사례는 IMF 구제금융 사업의 모범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진행자) 지금 아르헨티나가 위기를 겪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최근 몇 달 새 아르헨티나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현지 통화인 ‘페소’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올 초 18페소였던 달러당 환율이 8일 23.10페소로 30% 가까이 올랐는데요. 환율 방어를 위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최근 50억 달러 이상 외환을 쏟아부어 페소화를 거둬들이고, 기준금리도 40%선까지 올렸지만 큰 효과를 못 봤습니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연 25%대에 달하고 있어서 혼란이 가중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다른 나라로 번질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같은 아르헨티나의 혼란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이웃나라 브라질에도 영향을 주고, 브라질과 함께 ‘브릭스(BRICS)’를 구성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터키 같은 여러 신흥경제국까지 ‘연쇄 불안’을 일으킬 것으로 경제전문매체들이 우려하는데요. 실제 브라질의 경우, 이미 ‘헤알’화 가치가 연초보다 6.5%나 떨어지는 등 환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금융정책도 이런 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이들 신흥경제국의 빚 부담이 더 커지는데요. 그러면 자본 유출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해당 국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