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관리들 “미-북, 비핵화 방식 놓고 갈등 겪는 듯…정상회담 개최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은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방식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는 북한의 경고는 전술 차원을 넘어 실제로 심각한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며, 회담 성사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내다봤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평양에서 이뤄진 폼페오 장관과의 회동 결과에 실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they realized after Pompeo’s visit to Pyongyang, there was no willingness to work on sanctions step by step, and there’re also seem to be willingness for US only use words and promises and they don’t feel they can give up nuclear program, so I think there was a disappointment at the Pompeo’s visit.”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겸 6자회담 수석대표.

힐 전 차관보는 1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북한이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의 “말과 약속”만 듣고 실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북한의 속내라는 지적입니다.

이로 인해 미-북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North Korean’s statement yesterday is very serious. I think it speaks for the fact that North Koreans have second thoughts on the entire summit idea, I would raise the chance of summit right now will under 50%.”

미-북 회담을 재고하겠다는 북한의 성명은 매우 심각하며, 정상회담 계획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제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관측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을 도발이라고 비판한 건 핑계일 뿐 실제로는 미국이 제안한 공동성명 문구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problem is US’s proposing in language in the summit communique that North Korean can’t accept it, the problem is not the military exercise the problem is disagreement over the language of the summit communique, so if the administration insist on the language, then I think the meeting between Trump and Kim will be delayed or even cancelled.”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문구를 계속 고집할 경우 두 정상의 만남은 늦춰지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 사무차장은 북한의 이번 발표를 흔히 봐온 전술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심각한 차질을 의미하며,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CVID 방식이 아닌 점진적 비핵화라는 오래된 거래 수법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사무차장] “This may represent the serious setback given that it sounds like North Korea is trying to go back to the kind of old way of doing business in terms of an incremental approach to denuclearization rather than the CVID approach that the administration is looking for. Whether it is a definitive change or tactical maneuver, I am not sure yet but I think it is a very serious setback and calls into question whether the summit in Singapore can take place.”

버시바우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확실히 태도를 바꾼 것인지 혹은 전술적 책략을 쓰는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이는 중대한 차질이자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최근 두 차례 정상회담을 열며 친분을 과시한 중국과 연관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된 데 안심한 김정은 위원장이 오랜 각본(playbook)을 다시 꺼내 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North Koreans are feeling more confidence because the Chinese relationship has become closer again. So they are feeling that they have more leverage in the relationship because they have more Chinese support. So what we are seeing is that Kim is going to back to the old playbook, because he feels he can now that he’s secured his relationship with Beijing.”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이 중국과 다시 가까워 지면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지지를 더 큰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