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대북 협상가들은 북한의 모든 핵 시설에 대한 검증은 어렵다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이른바 CVID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결정에 대해서는 회담을 앞둔 ‘분위기 조성용’ 일뿐, 비핵화 의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과의 핵 협상을 주도했던 미국의 전 외교 당국자들은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4일 ‘카네기 국제 평화재단’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검증’의 성공 여부라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 We failed, because North Korea did not give us all the list, they allow us to verify things we already knew, they wouldn’t allow us to look at undeclared sites, I really wonder where they are going to go with that, this is all about verification and there are a lot of unanswered questions.”
힐 전 차관보는 과거 협상들이 실패로 돌아간 원인이 북한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이었음을 거듭 상기시켰습니다. 북한은 과거 협상에서 핵 시설 등과 관련한 모든 목록을 제공하지 않았고, 미국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검증을 허용했을 뿐 비공개 시설에 대한 사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비판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이 사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의문이라면서 ‘대답 없는 질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n 2005, joint statement which they said that they would abandon all their nuclear weapons program, and return to early date of NPT, it means as none nuclear state. So the question is Kim Jong Un is really on a position to deliver that.”
2005년 9.19 공동성명엔 북한이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조속히 복귀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김정은이 실제로 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시점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한이 신고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f they declare half of them, are they necessarily lying? I would say it may be very hard to know.”
북한이 실제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물질의 양과 관련 시설의 절반 정도만 신고한다 해도 사실여부를 알아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더라도 이미 6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까지 제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My most important point is that you can never take away from North Korea its recess capability to build nuclear weapons. It has tested six..you will have a country that built nuclear weapons and can build them again, we have many analysts talk about Japan, as having plutonium over hang, how long would it take to Japan to build nuclear weapons if they decided to want it to. So my point is that North Korea will always be a recess of nuclear weapon state. It will never ever meet the standard of absolute certainty of given up everything.”
플루토늄을 보유한 일본에게 핵무기 생산이 시간 문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뒤로 물러서 있는 핵보유국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하는 절대적으로 확실한 기준은 절대 충족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따라서 북한의 핵 실험장 폐기 역시 북한의 비핵화 의지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This is like a cooling tower, it is a imagery to the test site of being collapsed. It is a demonstration show. It has very little to do, tiny bit to do, what we will be asking for the process of denuclearization.”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와 같은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한 것으로 비핵화 움직임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입니다.
대니엘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발표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제 미국이 결정을 내릴 차례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겁니다.
러셀 전 차관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러셀 전 차관보] “I think it is so that Kim Jong Un can begin by saying with, Alright it is over you, it’s now your turn, but let’s take Kim Jong Un’s his own words. He said just last month that we don’t need to conduct nuclear test anymore, now that are historic nuclear force is completed. So, The mission of test site has ended.”
김정은이 핵무기 병기화가 완성돼 더 이상의 실험이 필요 없다고 밝힌 만큼 핵 실험장 임무 역시 종결된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러셀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CVID 자체보다 웅장한 단기적 협상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를 핵 프로그램에 한도를 가해 동결하려는 노력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러셀 전 차관보]“Donald Trump is not focused on CVID per se, he is focused on the grand but perhaps the short term deal, I think what is on our offer is basically cap and freeze that the North Koreans are prepared perhaps, to lease peace and quiet, to lease ceiling on the size of arsenal through freeze on testing at least temporarily, but that lease has to be renewed and in regular bases and trust me the prices will go up.”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평화와 고요함을 “임대”하려 하고, 적어도 잠정적인 핵실험 동결을 통해 핵무기 규모의 상한선을 “임대”하려 한다며, 그러나 이런 식의 계약은 정기적으로 갱신돼야 하고 그 대가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