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주요 회원국 정상들에게, 방위에 돈을 더 쓰라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에서는 이민을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요. 이어서, 미국 주도 ‘림팩’ 합동해상훈련에 중국이 초청받지 못했지만, 중국은 별로 신경 안 쓴다는 전문가 진단,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에게 편지를 보냈다고요?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들이 약속을 안 지켜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이런 내용의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주요 회원국 정상들에 보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어제(2일)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서한을 받은 나라들은 독일과 벨기에, 노르웨이, 캐나다 등입니다. 이 나라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다음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서 충돌이 우려된다고 오늘 미국 주요 매체들과 유럽언론이 짚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방위비로 돈을 더 쓰라고 촉구하는 요지입니다. 나토 국가들이 자국 방위에 너무 지출을 안 한다. 이는 곧 안보동맹 기준에 안 맞는 것이어서, 미국은 계속 참고만 있을 수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적었는데요.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보낸 서한에서는 “지난 4월 귀하께서 (미국을) 방문하셨을 때 논의했던 것처럼, 동맹들이 약속을 안 지키는데 대해 미국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나토 회원국들이 각자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집행한다는 약속입니다. 나토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안보협력기구인데요.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이 너무 적어서, 미국의 비용부담이 크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비판해왔습니다. 지난해 5월 브뤼셀에서 진행된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회원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장시간 연설해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무얼 근거로 GDP 2%를 방위에 할당하라고 요구하는 거죠?
기자) 미국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건 아니고요. 지난 2014년 9월 나토가 설정한 목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훨씬 이전인데요. 당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직후라, 나토 체제의 강화가 현안으로 떠올랐던 때입니다. 영국 웨일스에 모인 나토 정상들은 10년 이내, 그러니까 2024년까지 GDP 대비 2% 방위비 지출을 달성하기로 결의했고요. 이걸 ‘웨일스 선언’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올해 4월 독일 총리를 만났을 때도 그 문제를 논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 적었는데, 당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당시 백악관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addressed the need to strengthen NATO and the NATO alliance by ensuring all the member states honor their commitment to spend 2%, and hopefully much more of GDP on defense. It is essential that our NATO allies to increase their financial contribution so that everyone is paying their fair share.”
기자) 나토회원국들이 GDP의 2%, 바라건대 그보다 훨씬 많은 비율을 지출해 나토를 강화할 필요성을 메르켈 총리와 논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고요. 이렇게 회원국들이 재정 기여를 늘려, 모두가 공정한 몫을 내는 게 나토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 때 메르켈 총리는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독일이 아직 그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메르켈 총리는 답했습니다. 독일은 지난해 GDP 1.24%를 방위에 썼고, 계속 비율을 늘려 내년에는 1.3%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방위비 지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2%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게 현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독일에 대한 불만을 얼마 전에 강하게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독일은 더 많은 돈을 (방위비에) 써야 한다. 스페인,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미국에 하고 있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난주 금요일(29일)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독일에 주둔중인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까지 국방부에 검토하게 한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미군 상시 주둔을 원하는 폴란드로 일부 병력을 옮기는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졌는데요. 국방부는 곧 철수론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약속한 GDP 대비 2% 기준을 지키는 나라는 몇이나 있나요?
기자) 나토 29개 회원국 중에 5개 나라만 지키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큰 주요 국가 중에는 미국과 영국 밖에 없는데요. 미국은 3.57%, 이어서 영국이 2.12%를 방위비에 할당한 것으로 지난해 나토 통계에 나왔습니다. 이 밖에 폴란드와 그리스, 에스토니아 등이 GDP 2% 기준을 넘겼지만, 나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는 나라들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은 몇%나 방위비에 쓰나요?
기자) 나머지 나라들은 2%에 훨씬 못 미칩니다. 프랑스가 1.79%, 터키 1.48%, 캐나다가 1.29%인데요. 독일은 지난 4월 메르켈 총리가 밝힌 대로 1.24%이고요, 이어서 이탈리아 1.12%, 스페인은 0.92%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에 보낸 이번 서한,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기자) ‘인내심이 바닥 났다’고 적었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년 반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이제는 미국이 구체적이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최종 통보’를 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해설하고 있는데요. 미국이 취할 행동이 뭘지에 대해서는, “각국의 미군 배치 상황을 조정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2일), 전날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과 약 30분 동안 통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좋은 대화를 많이 했다”면서, 앞으로 양국 “관계가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대화를 했나요?
기자) 이민과 통상 현안에 대해 대화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멕시코는 매우 강력한 이민관련 법규를 갖고 있어서, 우리를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국경문제에서 미국에 협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미국 정부 계획에 멕시코가 줄곧 반대하고 있는데요. 멕시코 새 정부와 협상을 통해 이 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낸 겁니다.
진행자) 통상 현안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대신 멕시코와 개별협정을 맺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개했습니다. 최근 미국이 발효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멕시코와 캐나다가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재협상 중이던 나프타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는데요. 이 문제 역시 멕시코 새 정부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말입니다.
진행자)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미국행 이민을 줄이는 방식으로 미국의 이민정책에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이 밝혔습니다. 어제(2일) 통화 직후, 대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멕시코 자체 일자리 창출 사업을 비롯한 포괄적인 방안을 통해 (미국으로 가는) 이민을 감축하고, 치안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양 측 모두 통화에 만족하는 분위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로 존중하는 통화 분위기였다”고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설명했는데요. 조만간 양국 실무진이 회담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언론은 어떻게 봅니까?
기자) 주요 매체들은 양 측의 첫 통화를 보도하면서, 미국과 멕시코 관계를 일단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나프타 문제를 비롯한 현안 협의를 계속할 것이고, 과정과 내용을 존중하겠다”면서 “미국과 솔직하게 대화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주 환태평양연합훈련(RIMPAC·림팩)이 시작됐는데요. 중국이 올해 훈련에 초청받지 못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올해 림팩에 25개국에서 45척의 함선과 2만5천 명의 병력이 참가한다고 밝혔는데요. 참가국 명단에서 중국은 빠졌습니다. 지난달 2일, 미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남중국해에서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군사화에 대한 초기 대응 차원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2018 림팩 훈련 초청을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의 최근 남중국해 군사화 움직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초청을 취소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제임스 메티스 국방장관 역시 앞서 중국의 최근 군사 행동은 ‘투명성’과 ‘협력’으로 설명할 수 있는 림팩 훈련의 원칙과 목적에서 벗어난다고 초청 취소 이유를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림팩에 초청되지 않은 것을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남중해 주변 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공섬을 짓고 군사기지를 세우는 등 해당 지역에서 군사력을 충분히 확장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또 동중국해에선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일본과 영유권 주장을 벌이는 등 태평양 일대에서 목소리를 키운 상태인데요. 따라서 중국으로선 미국의 초청 취소가 불쾌하긴 하겠지만, 초청받지 못한 데 대해 우려하거나 조바심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림팩, 어떤 훈련입니까?
기자) 림팩은 미 해군 주관으로 한국, 일본, 호주 등 태평양 지역 20여 개국이 해상분쟁과 테러 대처를 목적으로 2년마다 실시하는 합동군사훈련인데요. 세계 최대의 다국적 해상합동훈련입니다. 1971년 시작돼 올해로 26번째를 맞았고요. 올해 림팩 훈련은 지난달 29일에 시작해 이달 16일까지 진행됩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은 림팩에 언제부터 참석했나요?
기자) 중국은 2014년부터 미국의 초청으로 훈련에 참여해 왔고요. 직전 훈련인 2016년에는 5척의 군함과 3대의 함재 헬기, 1천200명의 병력을 파견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올해는 결국 중국이 초청받지 못했는데, 사실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지역 군사 기지에 미사일을 배치하는가 하면, 중국 항공모함이 무단으로 타이완 해협에 들어가는 등 해당 지역에 긴장감을 높였고요. 이에 대응해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만든 인공섬으로부터 멀지 않은 지점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영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남중국해 인근 지역에서 "도발적인 관여"를 한다며, 이것이 이 지역 최대의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