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북한 정권 반인륜적 범죄 조사해야”…특별 재판소 설립 촉구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의사당.

북한 인권 개선을 한반도 비핵화 전략에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는 미 하원 결의안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비핵화 합의가 도출돼도 북한의 완전한 인권 개선 없이는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제재를 해제해선 안 되며,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촉구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 결의안(H.Res.976)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인권 개선”을 북한과 중국, 그리고 역내 동맹국들과의 미 협상 전략에 포함할 것을 대통령에게 주문했습니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크리스토퍼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실이 3일 VOA에 공개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우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 합의가 이뤄져도 경제 등 기타 지원과 현재 북한 관료들에게 부과된 개인 제재 해제는 북한의 인권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권 개선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북한 강제 노동 수용소를 철폐하고 8만~12만 명으로 추산되는 정치,종교범 수용소 내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포괄적이고 현재 진행중인 대북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주체사상으로 표현되는 김씨 가족 숭배에 관한 전략적, 정치적 타당성에 대해 국제 전문가들과 상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사종교와 흡사한 이런 숭배 문제를 북한과의 대화에서 제기하기 위한 옵션을 강구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결의안에 명시된 인권 유린 행위를 벌이고 있는 북한, 그리고 중국 관료들을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 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국무장관은 결의안 채택 90일 이내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인권 개선 전략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지역에 있는 북한 출신 망명 희망자에 대한 보호 방안, 그리고 북한인권 문제 제기를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활동 내용도 보고서에 담겨야 합니다.

아울러 북한 수용소 시스템에 관한 정보, 그리고 이런 수용소들의 영구적 철폐와 수감자들을 석방하기 위한 미국의 가능한 외교적 옵션도 보고서에 기술해야 합니다.

결의안은 또 인권 유린을 이유로 미국이 북한에 부과한 제재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국제종교자유법과 인신매매 희생자 보호법, 그리고 ‘세계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법’에 따라 북한에 부과할 수 있는 제재 등 국무부의 완전한 북한인권 개선 노력을 명시하라는 요구입니다.

이어 국제적 인권 규범을 위반하는 북한 관료와 기업에 부과된 제재 해제에 관한 정보도 의회에 공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결의안은 또 북한 인권 유린 가해자를 국제 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행정부는 미국의 영향력과 투표권을 활용해, 북한과 중국과 같은 해외 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인륜적 범죄와 잔혹 행위에 관한 조사에 착수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특별 국제 형사재판소나 역내 재판소를 세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외에도 결의안은 행정부가 대북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따라 북한 정부의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에 고의로 관여하거나 책임이 있는 개인에 대해 의무적으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번 결의안은 지난 28일 스미스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공화당의 비키 하츨러 하원의원과 로버트 피틴저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습니다.

하원 외교위 소속인 스미스 의원은 지난 2000년 인신매매 희생자 보호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