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대사관 인근 폭발사고...미-EU 무관세 추진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폭탄물 공격 사건이 발생한 후 경찰들이 현장 주위를 수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오늘(26일) 폭발물이 터졌습니다. 내몽골 출신 용의자가 다쳤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무관세 무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했고요. 미-러 후속 정상회담이 연기된 소식, 이어서 중국 소수민족, 위구르 주민들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고 있는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폭탄이 터졌다고요?

기자) 네. 중국 시간으로 오늘(26일) 오후 1시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부근에서 폭발물이 터졌습니다. 굉음과 함께 연기가 퍼지면서 현지 공안이 즉각 주변 지역을 통제했는데요.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수많은 중국인들이 대기하고 있던 상황이라 목격담이 이어졌습니다. 웨이보를 비롯한 중국어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에는 사건 현장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피해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26세 남성 ‘장’씨로 알려진 용의자가 폭발물을 들고 있던 손을 다쳤고, 현재 병원에서 조사받고 있습니다. 그 밖에는 인명 피해도 없고, 시설물이 파손되지도 않았다고 대사관 관계자가 밝혔는데요. 용의자 장씨가 사제폭발물을 가져와 터뜨렸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고요. 베이징시 공안당국은 이 폭발물이, 폭죽으로 보이는 물건과 결합된 종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일을 한 거죠?

기자)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 분쟁 와중에 정치적 배경을 추정하는 글이 인터넷에 속속 올라왔는데요. 폭발 몇 시간 전인 오전 11시께, 미국 대사관 앞에서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분신하려던 여성이 체포됐다고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공안 측은 이 사건에 대해 공식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관세 무역 거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군요?

기자) 네. 산업 전반에서 관세를 포함한 무역 장벽을 대거 없애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합의했습니다. 어제(25일) 백악관에서 회담 후 공동 회견을 통해, 합의문을 발표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is is why we agreed today, first of all, to work together towards zero tariffs, zero non-tariff barriers, and zero subsidies on non-auto industrial goods. Thank you. Thank you.”

기자) ‘무관세, 무비관세장벽, 그리고 무보조금’을 자동차 관련 품목을 제외한 모든 거래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는데요. 이를 포함해 미국과 EU 사이에 통상을 촉진하는 협상을 "당장 시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관세를 없애는 협상을 시작할 뿐 아니라, 주요 품목별 거래도 늘리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비스(용역)와 화학, 약품, 의료용품, 대두(콩) 교역을 늘리기로 양측이 뜻을 모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대두(교역 증대 합의)가 아주 크다”고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EU가 즉각 미국산 콩과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고율관세와 보복관세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됐는데, 일단 풀리는 분위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미국이 수입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신규관세를 매기면서 EU 측이 반발했는데요. EU 당국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버번 위스키, 여타 농산물 등 34억 달러 상당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습니다. 양측 언론은 ‘대서양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우려했는데요. 일단 방향을 바꾸기로 당국간 합의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철강 관세도 없애는 겁니까?

기자) 일단 협상 기간 동안 효력이 유지됩니다. 양측 실무진이 조만간 협상에 돌입하는데요. 협상에서 철강 관세 관련 사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협상하는 동안에는 양측이 신규 관세 조치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고 융커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융커 위원장과 회담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EU산 자동차에 무언가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측과의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자동차에 20%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양측이 당분간 신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이 계획도 유보됩니다. 미국이 EU에 자동차 신규 관세를 집행하지 않은 대가로, EU는 미국산 콩과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기로 한 셈입니다.

진행자) 자동차가 미-EU 교역에 핵심 현안이라고 볼 수 있는 거네요?

기자) 특히 EU 쪽에서 볼 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계획이 현실화되면, 미국에서 판매중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등 유럽산 자동차 가격은 평균 1만 유로(미화 약 1만2천 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판매 감소로 이어질 상황을 일단 EU 측이 피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변수가 남아 있는데요. 양측이 무관세 거래 추진에 합의하면서, 자동차 관련 품목만 제외시킨 부분은 앞으로 협상에서 주목해야 될 점입니다.

진행자) EU는 자동차를 지킨 셈이고, 미국 쪽에서 볼 땐 어떤가요?

기자) 미국에서 볼 땐 대두(콩)을 비롯한 농산물이, 지켜야 할 핵심 품목들이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EU가 콩과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기로 했으니까, 종합하면 양측 모두 실리를 챙긴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미국과 EU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후속 정상회담이 연기됐다고요?

기자) 네. 백악관이 올 가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려던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했습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어제(25일) 성명을 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 끝난 뒤에 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새해 초 이후로 미-러 후속 정상회담 시점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마녀사냥’이란 무슨 뜻인가요?

기자) 러시아 당국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사건과, 트럼프 선거 진영 연계 의혹 등을 살피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활동을 가리킵니다. 내년으로 후속 정상회담을 미루는 것은, 특검 수사가 올해 안에 마무리 될 희망을 백악관이 나타낸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검 진행중에는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는 게 무리라고 판단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검 수사를 ‘마녀 사냥’으로 비판한 것은, 러시아와 연계 의혹과 관련해 아무 것도 문제될 게 없다고 백악관이 자신한 건데요. 상황이 정리된 뒤에 회담을 열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회담 연기 배경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달 초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비난과 혹평이 쏟아졌는데요. 몇 달 만에 후속 회담을 하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헬싱키 회담이 왜 혹평 받았나요?

기자)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회견에서, ‘러시아는 대선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 입장을 두둔한 게 문제였습니다. 대선개입을 확인한 미국 수사기관 발표를 부정한 꼴이 됐기 때문인데요. 또한, 통역만 배석한 두 정상의 2시간 단독 회담 중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점도 비판 받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는 갖가지 현안에 직설적인 공격을 계속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는 쟁점에 대한 가벼운 비판도 못했다고 정치권과 언론이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관련 쟁점 가운데 하나인, 크림 반도 문제를 어제(25일) 국무장관이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규탄하는 국제사회 입장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최근 이어졌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어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함으로써, 국제사회 공동인식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는데요.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유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즉각 비난 성명을 냈습니다.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성명에서, "크림 지역은 주민들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러시아에 합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침공'이니, '병합'이니 하는 말들은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미국은 "우리와 다른 현실 속에 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중국 전 지역(회색)과 비교한 서부 신장위구르 자치지역(파란색)의 체포 수. 사진 제공= 중국수호자들(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CHRD)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이 강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중국에서 있었던 체포 사례 5건 가운데 1건은 서부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인권단체 '중국수호자들(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CHRD)'이 25일, 중국 정부 자료들을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신장 지역의 만연해 있는 인권위반행위들과 함께 이 지역이 점점 '경찰국가(Police State)'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체포 후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신장 지역에서 기소된 건수가 중국 전체 기소의 13%에 달합니다. CHRD는 신장 지역의 체포와 기소 모두, 지난해 놀랄 만큼 급증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중국에서는 일단 기소가 되면 거의 99.9% 유죄판결을 받는다고 봐야 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 달 10일 유엔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개선 이행 여부를 검토하는 회의를 앞두고 나와 주목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도 주요 모임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국무부 주최로 종교자유에 관한 첫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전 세계 종교 자유 증진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입니다. 24일 시작돼 26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중국 신장 지역에서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위구르족 실태에 대한 논의도 있을 예정입니다. 또 의회 관계위원회도 청문회를 열고 신장 지역의 실태를 청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신장 지역이 상당히 넓은 지역이죠?

기자) 네, 거의 인도 반 만한 면적입니다. 현재 신장 지역에는 1천200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 이슬람 신자들이 살고 있는데요. 카자흐족과 함께 대부분은 위구르족입니다. 1990년대 대규모 분리주의 폭동이 발생한 데 이어 2009년 또다시 유혈 폭동이 발생해 중국 정부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곳인데요. 현재 중국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잠재적 분리주의 운동을 근절하기 위해 강력한 단속과 압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단속이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해 천치안거 당서기가 신장 지역 당서기로 취임한 이래 종교적 탄압이나 문화, 관습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천취안거 서기는 분리주의세력과 테러분자 소탕을 내세워 신장지역을 경찰국가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천 서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까?

기자) 이슬람식 이름을 짓는 것이 금지됐고요. 또 이슬람 남성들의 상징인 수염을 기르는 것, 여성의 경우, 얼굴을 천으로 가리고 긴 치마를 입는 행위도 불법으로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17살 미만은 이슬람 사원에 들어갈 수 없고요. 이슬람 성지 순례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