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중국을 비난한 데 대해, 중국 정부 주요 부처가 동시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공식 지지했고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인 등을 제재한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주요 부처들이 미국에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례한 비난과 모욕을 즉각 중단하고,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잘못된 언행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상무부도 비슷한 입장을 냈는데요. “미국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의도를 알 수 없다. 경제 무역 갈등을 정치화하는데 반대한다”고 가오펑 대변인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무례하게 비난한다’, ‘무역갈등을 정치화한다’, 무슨 뜻입니까?
기자) 어제(26일)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비판한 걸 가리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면서, 중국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고요.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는 나를 존경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총회 현장에서부터 논쟁 거리였다고요?
기자)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직접 들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헛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습니다. 왕 위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직접 반박했는데요. “우리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며 “동시에 다른 나라의 근거 없는 비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근거없는 비난’이라고 했는데, 중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증거를 갖고 있다. 아무 근거 없이 혐의를 제기한 게 아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6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는데요. 곧장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앞으로 밝히겠다”고 했는데요. 이날 ‘트위터’에 신문 정치광고 사진을 하나 올렸습니다. 미-중 무역 대치가 미국 농업지역에 해를 입힌다는, 기사 형태 광고였는데요. “중국이 이렇게 실제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당국이 미국 신문에 정치광고를 실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광고주는 중국 관영 영자매체 ‘차이나데일리(The China Daily)’고요. 집행된 매체는 미국 신문 ‘드모인레지스터(Des Moines Register)’입니다. 차이나데일리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들을 4면짜리 삽지로 만들어, 드모인레지스터와 함께 배달하도록 한 건데요. 독자들이 보면, 드모인레지스터의 경제면이나 국제면으로 혼동할 여지가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선거개입을 주장한 날, 이 광고를 문제 삼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드모인레지스터는 미국 아이오와주 최대 부수 일간지인데요. 아이오와는 트럼프 대통령 주요 지지 기반인 농업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특히 중국의 보복관세 주요대상인 콩을 주로 생산하는 지역인데요.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양상을 소개한 겁니다.
진행자) 선거개입 문제가 새로운 쟁점이 됐는데, 미-중 간에 무역 대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대치 상황은 여전합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신규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600억 달러 보복 관세 방침으로 맞섰는데요. 당분간 협상은 이뤄지지 못할 전망입니다. 군사분야에서도 갈등이 일고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미 해군 함정의 홍콩 기항 요청을 거부하고, 미국에 타이완 무기판매를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뭐라고 했나요?
기자) 시 주석은 이번 주 류허 국무원 부총리를 대동하고 주요지역 산업 시찰에 나섰는데요. 오늘(27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오히려 중국을 자력갱생의 길로 몰고 있다”고 어제 헤이룽장성에서 말했습니다. “중국은 대국으로서 경제발전을 스스로에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를 통해 “현대화한 사회주의 강국이 꿈이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2국가 해법’에 지지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해소할 방법으로 “2국가 해법이 가장 낫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26일) 밝혔습니다. 유엔총회 현장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직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like two-state solution.) That's what I think works best. I don't even have to speak to anybody, that's my feeling... I think two-state solution works best.”
기자) “나는 2국가 해법이 좋다, 가장 잘 작동할 방법이라는 느낌이 있다”는 말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2국가 해법’ 지지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2국가 해법을 명확하게 지지한 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출범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중재할 새로운 평화안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유대인인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쪽에 보다 유리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일각에서 예상했는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동등하게 인정하는, ‘2국가 해법’이 새 평화안의 핵심이 될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예고한 겁니다. 앞으로 2~4개월 안에 평화안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2국가 해법’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지난 1948년 팔레스타인에 모여 이스라엘을 건국한 뒤, 지금까지 70년동안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어느 한쪽의 주권만 인정하는 게 아니라, 각각 별개의 독립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모색하는 게 '2국가 해법'입니다. 양측이 서로 실체를 인정한 1993년 ‘오슬로협정’ 이후 국제사회가 이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2국가 해법’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2국가 해법’을 훼손했다는 비판은 왜죠?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쪽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잇따라 시행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분쟁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고요. 이어서 올해 5월 14일 이스라엘 건국기념일에 맞춰,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습니다. 이후 팔레스타인 측은 ‘2국가 해법’ 원칙이 허물어졌다며, 이스라엘 측과 모든 협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쪽은 대화를 완전히 거부하는 건가요?
기자)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계속 표현하고 있는데요. 유럽이 중재한다면 이스라엘과 대화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가 협상을 거부해온 게 아니다. 이스라엘이 항상 (협상을) 거부했다"고 지난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후 주장했는데요. "공식· 비공식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있다"며, 유럽이나 아랍 국가들의 중재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2국가 해법’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2국가 해법’에 미온적입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 일대에서 이스라엘이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입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 유대인을 국가의 주체로 규정한 ‘유대민족국가법’을 통과시켰고요. 동-서 예루살렘을 합친 ‘통일 예루살렘’이 수도이고, 히브리어만 공식 언어라고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2국가 해법’ 지지에 대해, 이스라엘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어제(26일)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다만, “국가(state)를 정의하는 개념은 각각 다르다”면서 “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우리를 해치지 않고, 자치할 권한을 갖는 정도는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고요, 보안 통제는 이스라엘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밖에 어제(26일) 미-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펼치는 안보 노력, 외교 활동, 그 밖에 다양한 부분에 미국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감사한다면서, 유엔 총회에 모인 어느 나라도, 미국만큼 이스라엘을 뒷받침해주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25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고위 측근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 씨를 비롯해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 등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 4명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베네수엘라의 제재 소식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25일) 오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는데요. 한 때 부유한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심각한 경제위기를 초래해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추가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제재 대상에 대통령의 부인이 포함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실리아 플로레스 씨는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으로 베네수엘라 법무장관을 지냈습니다. 그전에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국회의장을 역임하는 등 베네수엘라 정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입니다. 미국 정부는 또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의장 대리인의 소유로 돼 있는 2천만 달러 상당의 개인 제트기에 대한 자산도 동결했는데요. 이 제트기는 현재 플로리다에 있습니다.
진행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이번 제재에 대해 설명했군요.
기자) 네, 므누신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은 핵심 측근들에 기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국가의 부를 체계적으로 약탈하고 있다"면서 “ 우리는 국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대통령)가 군과 정부에 대한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충성파들에 대해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영부인에 대한 제재 명령을 발표했다"면서 "공격하고 싶으면 나를 공격하고 내 가족을 망치지 마라"며 반발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서는 2017년 7월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마두로 정권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대부분 미국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캐나다의 주도로 마두로 정권의 인권 탄압을 조사해달라는 서한이 26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됐는데요. 페루, 콜롬비아, 파라과이,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도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현재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한때 산유국으로 세계 부국의 하나였던 베네수엘라가 지금은 물가가 20만 %나 뛰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인 거죠. 쌀이나 항생제 같은 기본적인 식품이나 의약품을 구하는 것도 힘겨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터전을 버리고 국경을 넘어 주변국으로 가는 베네수엘라인들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유엔 추산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베네수엘라 난민은 약 230만 명입니다. 이 가운데 약 160만 명이 최근 2년 반 동안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