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인 해커 2명 기소...푸틴 '핵전쟁 위험' 경고

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부 차관이 20일 워싱턴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인 2명을 해킹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인 해커 2명을 전격 기소했습니다. 또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쟁 위험을 경고한 이야기, 이어서 미국 정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감축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 현지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인 ‘해커’들을 기소했다고요?

기자) 네. 미 법무부가 20일, 미국과 주요국가를 상대로 ‘해킹’을 벌인 중국인 2명을 기소했습니다. 법무부와 국무부, 국토안보부가 공동기자회견으로 자세한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 회견] “Today, the Department of Justice is announcing a criminal indictment of 2 hackers associated with the Chinese government. The charges include conspiracy to commit computer intrusions against a dozens of companies in the United States and around the world.”

‘해킹’이란 남의 컴퓨터나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서 자료를 빼내거나 망가뜨리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중국인 해커들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수많은 전산망에 침투하거나, 침투를 모의했다고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은 중국 정부와 관계된 인물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와 관계된 그 2명이 어떤 인물들인가요?

기자) 주후아, 장실룽, 이렇게 2명인데요. 미국을 포함해, 최소한 12개 나라에서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이나, 정부기관의 안보기밀 탈취를 도모했다고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밝혔습니다. “이들이 한 일은 명백한 절도이자 사기 행위”라고 이어서 강조했는데요. 이런 활동은 “국제규칙을 따르는 나라들을 희생시키는 것”이고, 중국은 이를 통해 “불공평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해킹 활동을 했나요?

기자)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활동했습니다. 대상 기관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 등, 중요한 기술을 취급하는 곳들이 포함됐는데요. 미 해군도 해킹했습니다. 10만 명 넘는 해군 근무자들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SSN), 개인 손전화 번호, 전자우편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훔쳤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의 지식재산권도 빼냈다고 하셨죠?

기자) 네. 미국 방위산업체 10여 곳과, 우주기술 관련 회사, 통신 회사, 그리고 해양기술, 석유·가스 업체 등 45개 기업을 광범위하게 해킹했는데요. 법무부는 중국 정부가 이들의 정보 절취 행위를 지시하고 승인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이 국가 주도로 미국과 세계에 해킹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어떻게 해킹을 주도했다는 거죠?

기자) 기소된 두 사람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운영하는 ‘APT10’이라는 해커단체 소속인데요. 이들과 같은 단체 소속이거나, 함께 일했지만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7명도, 미 법무부가 공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해킹 대상이 된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정부가 각각 성명을 발표해 중국을 비난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20일) 성명에서 “APT10은 유럽과 미국, 또 아시아에서도 지식재산권과 민감한 상업 자료를 겨냥해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해왔다”고 지적했는데요. 다음날(21일)에는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APT10이 우리나라(일본)에서도 정부기관 등 다양한 곳을 장기간 공격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대응을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중국 정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과 각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21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로 긴급 담화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는데요. “중국은 어떠한 기밀을 훔치는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고, 지원한 적도 없다”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비난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미-중) 양국 관계를 크게 해치는 일이고, 악질적”이라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중 관계를 크게 해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무역전쟁 휴전’ 상황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두 나라 언론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90일 동안 서로 신규 관세 부과나 세율 인상을 하지 않고, 포괄적인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런데, 미국이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자신들의 법률체계를 무기로 압박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가, 이번 기소 조치를 해설했는데요.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는 미국이 꾸준히 중국에 요구해 온 통상 현안이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송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쟁 위험을 경고했다고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20일 모스크바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지난 5월에 4선 임기를 시작한 뒤 첫 회견이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푸틴 러시아 대통령 회견]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추면, 세계적인 핵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이것이 첫째가는 위험이다”라고 강조했는데요. “핵전쟁은 우리의 문명을 파괴하고, 지구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며 위협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맥락에서 이런 말이 나온 건가요?

기자) 미국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냉전시절 미국과 소련이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 논란에 관한 의견을 밝힌 건데요. 미국이 INF를 파기하면 이어질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러시아는 여기에 대응해야 되기 때문에 핵을 포함한 군비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INF는 뭐고, 왜 파기 논란이 불거진 거죠?

기자) 사거리 500km에서 5천500km까지 순항(크루즈)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만들거나, 배치하거나, 운용하지 않기로 두 나라가 약속한 조치입니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조약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파기할 수 있다고 지난 10월 밝혔고요. 이어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지난 4일, 러시아가 INF를 준수할 시간을 60일 주겠다고 밝히고, 그러지 않으면 미국은 즉각 파기 절차에 돌입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20일) 회견에서, 미국에 대해 그 밖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전날(19일) 나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군 철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이슬람 극렬 무장단체인 “IS를 격퇴했기 때문에 미군이 시리아에 있을 필요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철수하기로 한 것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이 철수 결정을 완수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다른 국제 현안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요?

기자) 지난달 흑해 케르치 해협에서 나포해 억류중인 우크라이나 함정 승조원들의 신병 처리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이들의 운명은 러시아 사법부의 적법한 재판 절차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등이 요구한 조기 송환을 전면 거부한 겁니다.

지난 1월 아프가니스탄 쇼라브 기지에서 미군 지휘관 교체식이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을 감축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아프간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계획을 마련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아프간 정부 측은 스스로 나라를 지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미군의 철수 계획 보도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이 얼마나 나가 있습니까?

기자) 미군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연합군 소속으로 약 1만4천 명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전하는 계획에 따르면 새해 1월부터 7천 명이 철수하게 되고요. 나머지 병력도 순차적으로 몇 달 동안 철수하게 되는데요. 미국 국방부나 아프간 등 중앙아시아 지역을 관장하는 미 중부사령부 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금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간에 병력을 파병했는데요. 현재 미군의 주 임무는 아프간 정부군 훈련과 병참 지원 등 비전투 임무입니다. 현재 아프간 정부군은 무장 단체 탈레반,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와 연계된 테러조직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요. 미군은 나토군과 함께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훈련과 자문, 치안 등을 담당하고 있고요. 소수 정예 특수부대가 파병돼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 측의 반응,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파젤 파즐리 아프간 대통령 수석 고문은 자문과 지원 등의 업무를 맡은 수천 명 외국군이 철수한다고 해서 아프간의 안보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연합군이 철수하면 '아프간 국가방어보안군(ANDSF)'이 붕괴할 것이라는 소문을 일축했는데요. 아프간군은 하루가 다르게 강력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탈레반은 아프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이후 탈레반과의 전투로 사망한 아프간 보안군이 3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이 탈레반과 협상을 벌이고 있죠?

기자) 네, 미국의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특사가 아랍에미리트에서 탈레반과 평화협상에 나서고 있는데요. 지난 17일에도 이틀간의 일정으로 아부다비에서 회동했습니다. 양측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고 다시 회동하기로 약속했는데요. 탈레반 측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다만 모든 외국군이 언제 철수할지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할릴자드 특사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할릴자드 특사도 양측의 최종 목표는 아프간의 항구적인 평화와 외국군의 철수라고 말했습니다. 할릴자드 특사는 아프간이 평화롭고 아프간의 테러조직이 더이상 세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미군은 철수하고, 호혜의 원칙에 따라 미국과 아프간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병력 감축 소식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리아 주둔 미군 병력의 전면 철수 결정에 이어 아프간 병력 감축 이야기까지 나오자 공화당 쪽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아프간을 방문하고 돌아온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아프간 내 IS 세력은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미군을 감축하면 테러조직만 큰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아프간 철군 여부는 현지 상황을 반드시 검토해야 하며, 섣부른 판단은 제2의 9.11 테러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