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뒤 북한 매체들이 관련 주장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상대로 양보를 얻어내면서 미-한 동맹에 균열을 노린 움직임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매체들이 미-한 연합훈련 중단을 연일 요구하는 것은 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양보를 얻어내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북한 매체들이 왜곡된 주장을 이어가는 것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을 거래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KJU may make the offer to trade the presence of U.S. forces in return for eliminating the North's ICBM program in the nuclear weapons”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제거를 제안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한 방위비 분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미군의 주둔 비용을 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So he may make that tradeoff because South Korea and the U.S. have not agreed on burden sharing and he may propose to Trump that look, the South Koreans don’t want to pay for U.S. forces.”
맥스웰 연구원은 또 김정은은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도 주한미군 철수의 당위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한 연합훈련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뒤 한국에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했으며,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통일신보 등도 가세해 미-한 연합훈련은 북침 전쟁연습이라는 과거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미-한 연합훈련 중단 요구는 비핵화 협상 중에 미-한 동맹 균열을 내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He's recognizing that Pres. Moon is so committed to detente and to some degree of rapprochement between the Koreas, that if he makes an offer that sounds appealing to moon but is unacceptable to Washington, this will create major tensions in the alliance.
오핸런 연구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한반도 긴장완화, 남북 관계 발전 등에 대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의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주장이 문 대통령에게는 호소력이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면 미-한 동맹 사이에 중대한 긴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이상 미-한 연합훈련은 중단돼선 안되고, 비핵화 협상을 끌고 가면서 양보를 요구하는 북한 술수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