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주목되는 건 회담이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는 점입니다. 쟁점 현안들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어제 국정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상당히 짧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연설의 대부분을 국내 문제에 할애했습니다. 대외정책과 관련해서는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언급이 비교적 길었고, 한반도와 관련한 내용은 1분이 채 안됐습니다. 핵 협상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설명하고, 2차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공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는 북한 정권의 인권 문제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잔혹한 독재정권 보다 자국민을 잔인하게 억압한 정권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문제의 초점은 핵 보다는 인권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와,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인 지성호 씨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씨 가족과 지성호 씨를 방청석에 특별손님으로 초청했었지요?
기자) 네. 특히 지성호 씨의 사연을 무려 3분 가까이 소개하면서, 그가 북한 정권에 의해 고문을 당했고, 아버지도 탈북 과정에서 고문으로 인해 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 과정에서 한쪽 발을 잃은 지성호 씨가 방청석에서 목발을 높이 들어올리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 국정연설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습니다.
진행자) 1년 사이에 북한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해 매우 가까운 시일 안에 미 본토가 위협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연설에서는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집으로 왔고, 핵실험은 중단됐으며, 15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연설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도시를 발표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두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과 북한이 베트남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도시를 놓고 여전히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다낭을 선호하는 반면 북한은 하노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개최 도시를 이미 결정했지만 경호상 이유에서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때는 회담이 열리기 한 달여 전에 개최지를 발표했지 않나요?
기자) 이런 점에서 경호 문제 때문에 개최 도시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관측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처음에는 평양 개최를 주장했고, 결국 베트남으로 확정되자 자국 대사관이 있는 수도 하노이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2차 정상회담의 가장 큰 특징은 회담이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점 아닐까요?
기자) 맞습니다. 만남 자체에 의미를 뒀던 싱가포르 회담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외교 의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적어도 두 차례는 만날 것으로 보이고, 첫 날 회담 뒤 만찬을 함께 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1차 정상회담 때는 두 정상이 반 나절 정도 함께 시간을 보냈었지요?
기자) 네. 싱가포르 회담 때는 2시간 남짓 단독과 확대 회담을 갖고, 50분에 걸친 오찬에 이어 1분 정도 산책을 함께 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번에는 두 정상이 대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뿐 아니라 개인적 친분도 돈독히 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