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설 폐기를 넘어 영구적인 불능화 조치를 취해야 제재를 완화해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들어가는 유류를 차단하는 등 완전한 금수조치를 통해 제재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가드너 의원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설 폐기만으론 제재를 완화 받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Dismantling facilities isn't enough. They need to be disassembled. You can tell by the recent dismantlement of a satellite facility where they're actually able to put it back together. That's not disabling it and so they seem to be supportive of window dressing, but not actual commitment to denuclearization.”
가드너 의원은 27일 VOA 기자와 만나, 대북제재 완화 요건에 대해 “(핵,미사일) 시설 폐기만으론 충분치 않다”며 “시설을 불능화(disabling)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복원 움직임이 관측됐듯이, 북한은 해체했던 시설을 다시 복구할 수 있기 때문에 폐기를 넘어선 영구적 불능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가드너 의원은 “북한이 겉치레만 좋아하고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바랐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큰 결정(big move)”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습니다.
앞서 폼페오 장관은 27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아직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결단을 내리지 않았으며,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전혀 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드너 의원은 “김정은은 적어도 아직까진, 자신이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는 데 진지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Kim Jong Un is not serious about at least yet about living up to his promise of denuclearization...”
김정은이 하노이 회담에서 제안한 것은 진지한 것이 아니었고, 김정은 자신도 이 점을 알고 회담에 나섰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는 데 진지하다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며, 실제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가드너 의원은 또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로의 후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I'm very concerned that we're slow boiling back towards strategic patience...”
지난해 2월 이후 행정부의 대북제재 부과 속도가 현저히 둔화됐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 취소 지시를 내리며 혼선이 빚어지는 등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서서히 후퇴하는 듯한 움직임이 보여 매우 우려된다는 겁니다.
가드너 의원은 “재무부가 미국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부과한 대북제재는 발효돼야 한다”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제재가 유예됐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Their mandatory sanctions should be put into effect and so if they're waived, that's a significant problem I believe...”
이어 “북한은 제재 완화를 받을 만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가장 큰 도전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21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선박 회사 2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날인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추가 제재에 대한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드너 의원은 오히려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할 때라며, 지난 회기 발의했던 대북제재 강화 법안, 즉 ‘리드액트’에 담긴 유류 공급 차단을 비롯한 완전한 대북 금수조치를 통해 북한의 지속적인 제재 회피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Things like the LEED Act that Senator Markey and I have introduced, which would allow us to fully embargo the North Korea economy...”
이런 가운데 민주당 측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입증하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여해 기쁘지만, 아직까지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입증할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진정성의 증거로 적어도 (핵,미사일)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케인 의원] “I'm glad we're engaged in dialogue, but to this point North Korea has taken precisely zero steps to demonstrate that they're interested in pursuing denuclearization...”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도 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를 참담한 방식으로 날려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머피 의원] “I always think it's better for us to be talking to North Korea but you know this President is fumbled an opportunity in a disastrous way...”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재 취소 지시를 지적하며 “대통령은 북한에 제재를 계속 적용할 것인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에 매우 나약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정말 두서 없는데, 특히 북한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미-한 공조와 미-한-일 3자 공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가드너 의원은 미-북 협상에서 기대하는 한국의 역할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같은 선상에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같은 말을 해야 한다”며 “미-한 동맹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노력을 주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have to be on not just the same page but with the same sentence...”
또 미-한-일 3자 공조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 또한 이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