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워싱턴 방문은 1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숨가쁘게 이어졌습니다. 실제 워싱턴에 머문 시간은 채 24시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10일 오후 5시 40분, 전용기 편으로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이날 저녁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었고, 다음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문 대통령은 백악관이 제공한 숙소인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보좌진들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위대한 여정에 폼페오 국무장관과 볼튼 보좌관의 노고와 기여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 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폼페오 장관과 볼튼 보좌관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9시부터 50분 간 이어진 접견을 마친 문 대통령은 잠시 숨을 돌린 뒤 오전 10시 35분부터 다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만났습니다.
볼튼 보좌관과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문 대통령의 접견은 이들에게 대북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하노이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과정의 일부”라며, “하노이 동력을 유지해 조기에 미-북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은 향후 긍정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미-북 대화 재개에 희망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오전 11시 20분까지 약 45분간의 접견을 마친 문 대통령은 바로 백악관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12시 10분,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환대를 받으며 정상회담에 돌입했습니다.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7번째 정상회담이었습니다.
12시 18분부터 약 30분 간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포함한 단독정상회담을 진행한 양국 정상은 이어 한 시간 반가량 소규모 정상회담, 그리고 참모진과 함께하는 확대정상회담을 잇따라 소화했습니다.
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이번 방문을 통해 하노이 회담 후 제기된 불확실성을 제거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미-북 간 후속 협의를 개최하기 위한 미국 측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13시간 40분을 비행해 도착한 워싱턴에 24시간가량 머물며 오로지 북한 문제에만 집중한 문 대통령.
11일 오후 3시 10분, 한국 언론과의 회견을 끝으로 다시 14시간 가까이 걸리는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