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차 미-북 정상회담 용의...올해 말까지 기다려 볼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용의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습니다.한국 청와대는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위원장이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 참석해서 한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가상한 시험과 미-한 군사훈련 재개 움직임 등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관련해서는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 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13일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한 반응을 묻는 VOA 질문에, 한국 정부는 현재의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미국과 북 사이의 협상이 빠른 시일에 재개되도록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