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알려진 선박 ‘동탄’ 호의 운영회사가 문제의 석탄이 북한산인지 몰랐다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안을 유엔 등에 보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재 문제의 선박은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탄’ 호를 운영 중인 베트남 선사 ‘보스코(VOSCO)’ 사는 “믿을 만한 중개인 채널을 통해 소개된 인도네시아산 석탄 위탁화물을 적재하기 위해 해당 선박을 빌렸다”고 말했습니다.
보스코 사 관계자는 2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들이 이번 북한 석탄 운송과 관련된 항해를 목적으로 동탄 호를 용선해 운항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주요 석탄수출국이어서 해당 석탄이 인도네시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왔을 것으로 믿을 만한 이유가 없었다”며, “이를 근거로 신뢰 가운데 운송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나마 깃발을 달고 있는 동탄 호는 또 다른 베트남 회사인 ‘동도 마린’이 소유한 선박입니다.
앞서 동탄 호는 지난달 13일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서 하역된 북한 석탄 2만6천500t, 약 300만 달러어치를 실었으며, 이후 말레이시아 케마만 항으로 이동했었습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당국이 입항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열흘 만에 말레이시아 해역을 떠난 상태입니다.
이 관계자는 “선박이 불확실한 상태(limbo)에 놓이게 된 현 상황을 마주하게 된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실제 석탄의 원산지가 어디이든, 인도네시아가 원산지라고 밝힌 중개인 채널에 의해 우리는 사기 피해자가 됐다고 믿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 것도 숨길 게 없는 만큼 유엔에 이번 사안을 진정하고, 진술하기 위해 현재 선주와 선주상호보험조합(P&I Club)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거래는 최초 인도네시아 법원이 자국 출신 브로커인 에코 세티아모코에게 석탄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이뤄지게 됐습니다.
세티아모코는 이후 인도네시아 세관으로부터 해당 석탄에 대한 말레이시아 수출을 허가 받았고, 동탄 호에 석탄 운송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VOA’가 확보한 선하증권에는 문제의 석탄이 ‘러시아 산’이라고 명시됐었지만, 동탄 호에 석탄이 실린 뒤 새롭게 발행된 선하증권에는 ‘인도네시아 석탄’이라는 모호한 상품명으로 변경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유엔 안보리는 현재 이번 북한산 석탄의 재수출 시도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탄 호는 현지 시간으로 1일 오후 6시30분을 끝으로 위치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박 추적시스템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동탄 호는 1일, 지난달 30일부터 머물던 인도네시아 바탐 섬의 ‘바투 암파르’ 항구를 떠났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해협 동쪽으로 운항을 하던 중 북쪽 방향으로 기수를 돌린 모습이 포착됐지만 현재까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위치 정보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동탄 호는 지난달 29일 말레이시아 해역을 떠나면서 목적지를 최초 북한 석탄을 실었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항으로 신고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