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석탄 실은 동탄호, 일주일 가까이 공해상 대기

북한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알려진 동탄 호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최남단에서 동쪽으로 9km 떨어진 해상에 머물고 있다. 자료제공=MarineTraffic

북한 석탄을 실은 것으로 알려진 선박 동탄호가 어떤 나라에도 입항하지 않은 채 6일 넘게 공해상에 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탄호가 현재 머물고 있는 지점은 싱가포르 해협의 공해상입니다.

선박 추적시스템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동탄호는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최남단에서 동쪽으로 약 9km 떨어진 현 지점에 도착한 이후 3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신호가 포착됐습니다.

사실상 세 번의 신호 모두 같은 지점에서 송신된 점으로 미뤄볼 때 동탄호는 일주일 가까이 같은 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탄호는 지난달 13일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서 하역된 북한 석탄 2만6천500t, 약 300만 달러어치를 실었으며, 이후 말레이시아 케마만 항으로 이동했었습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당국이 입항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열흘 만인 지난달 29일 말레이시아 해역을 떠났습니다.

당시 동탄호는 목적지를 최초 북한 석탄을 옮겨 실었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항으로 신고했지만 아직까지 목적지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탄호가 최초 북한 석탄을 선적한 시점까지 계산하면 약 24일째 석탄을 실은 채 공해상 등을 전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동탄호는 말레이시아 인근 해역에 머무는 기간 동안 석탄을 하역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현재까지 문제의 석탄을 싣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동탄호를 용선, 즉 빌려 운항 중인 베트남 선사 ‘보스코(VOSCO)’ 사는 2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선박이 불확실한 상태(limbo)에 놓이게 된 현 상황을 마주하게 돼 매우 실망스럽다”며 “실제 석탄의 원산지가 어디이든, 인도네시아가 원산지라고 밝힌 중개인 채널에 의해 우리는 사기 피해자가 됐다고 믿는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런 발언을 토대로 볼 때 동탄호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최초 출항지인 인도네시아로부터 입항 허가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관련국들이 이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됩니다.

보스코 사 관계자는 동탄호의 목적지와 이후 계획을 묻는 VOA의 추가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와 유엔 안보리는 이번 북한산 석탄의 재수출 시도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22일 VOA에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이번 불법 활동들과 이후 어떠한 제재 위반에 대해서도 고의든 아니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8월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 거래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원산지를 속이는 방식으로 다른 나라에 석탄을 판매하는 정황이 드러났으며, 최근에는 공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을 통해 석탄을 거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