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 트럼프 친서에 큰 관심… “방한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 준비할 수도”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한 데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일부 언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방한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소개하면서, 두 지도자가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29일과 30일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국경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려 시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관한 보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방문 직후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미-북 비핵화 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AP'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이틀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공개된 사실을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시 주석이

핵 협상에 관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시 주석이 방북을 마친 지 이틀 만에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수 개월째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고 시 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김 위원장이 두 차례 정상회담과 특사와 친서 교환을 통해 쌓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며,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과 관련해서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등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전 세계는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관한 보도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결정적인 무역 상대국이자 유일한 안보 지원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은 시 주석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지렛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시 주석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북한을 진정시킬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을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시 주석이 지난 주 평양을 전격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핵 협상을 재개하라고 권유하면서 그 대신 경제적 지원과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NN’ 방송은 두 지도자 사이에 친서가 교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이번 달에도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방송은 친서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있지 않았고 중단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