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문 여행사 “제재 대상 북한 선전물 구매 주선”

북한 평양의 예술영화촬영소 외부에 설치된 대형 선전 벽화. (자료사진)

영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루파인 트래블’이 그동안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북한 만수대창작사 선전물의 구매를 고객들에게 주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루파인 트래블 관계자는 27일 자사 여행상품에 소개된 ‘평양 시내 수출점에서 기념품 구매 기회’에 대해 묻는 VOA의 질문에, “최근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선전물”이라며, “대부분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한 상품을 구매해 갔다”고 대답했습니다.

만수대창작사는 주로 북한의 체제선전물을 제작하는 기관으로,2017년 8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71호에 따라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따라서 만수대창작사의 제작물을 구매하는 것은 안보리 제재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루파인 트래블 측은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도, “고가의 작품의 경우 국경 통과시 관세 과정에서 번거로움이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구매한 만수대창작사의 선전 포스터는 30유로(34 달러)에서 100유로(113달러), 풍경화 등 고가 작품은 최대 1천 유로 (1천136 달러)에 거래됐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는 “북 핵 프로그램이 폐기되기 전까지는 유엔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모든 나라들이 완벽히 이행해야 하며, 모든 정부와 사업 관계자, 개인이 이를 준수할 것을 권고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자국민들에게 ‘불가피한 여행을 제외한 모든 형태의 방북 자제를 권고’ 하면서, 평양 이외 지역을 방문할 경우 영사 조력이 극히 제한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루파인 트래블 관계자는 VOA에,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 때 고객 수가 기존의 약 3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가 최근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밝혔습니다.

고객은 대부분 영국 등 유럽 국가 출신이며, 소수의 아시아 국적 고객도 포함돼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한편, 루파인 트래블 관계자는 2016년 방북 중 억류됐다 석방 직후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해 고객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지 묻는 VOA의 질문에, “북한의 법규를 위반하면 심각한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공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