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 장관이 위기를 맞은 ‘이란 핵 합의’를 구할 수 있는 희망은 여전히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란 핵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홍콩 외곽에서 주말인 14일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6.2%를 보이며,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2015년 이란과 6개 나라가 맺은 이란 핵 합의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 외무장관이 그래도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의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이 15일, 이란 핵 합의는 아직 사장되지 않았다며, 핵 합의를 구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헌트 외무장관은 이란이 만약 핵무기 개발을 재개한다면 이는 “매우 독성이 있는”, “위험한” 상황이 될 거라고 경고하면서도, 이란 핵 합의를 살려낼 “작은 창문”은 아직 열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헌트 장관의 이런 발언이 관심을 끄는 이유가, 이란 핵 합의 관련 회담을 앞두고 나왔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 나라 외무장관이 모여 이란 핵 합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데요. 이 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헌트 장관이 이같이 밝힌 겁니다.
진행자) 이들 세 나라는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이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 핵 합의는 지난 2015년 이란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 등이 맺은 합의입니다. 정식 명칭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입니다. JCPOA는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고 감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요. 따라서 이란의 핵 농축도와 우라늄 저장량 등을 무기 생산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제한하고, 또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면 사찰을 수용하기로 하는 대신, 서방 세계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이 최근 핵 농축도와 우라늄 저장량 한도를 모두 넘어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지난 7일부로 핵 합의에서 제한한 농축도 3.67% 이상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란 측은 전력 생산을 위한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가동에는 5% 농도의 우라늄이 필요하고, 연구용인 테헤란 원자로에 쓰일 수 있는 농도는 20%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일단, 우라늄을 4.5%로 농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은 앞서 지난 1일엔 핵 합의에서 제한한 저농축 우라늄 저장량 300kg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이란이 핵합의 이행을 파기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나왔죠?
기자) 네, 이란이 핵 합의 파기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헌트 장관은 15일, 이란이 핵 무기 개발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려면 앞으로 1년은 더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아직 합의를 살릴 여지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은 핵 합의를 깨게 된 이유가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1년 전에 핵 합의에서 탈퇴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새로운 대이란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란 핵 합의에 있는 이른바 ‘일몰조항(sunset clauses)’으로 시간이 지나면 이란 핵개발에 부과된 주요 제한조치들이 해제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작년 5월에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자 이란은 크게 반발하면서 다른 핵 당사국들을 압박했고요?
기자) 네,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는 등 핵 합의에서 약속한 사항을 지켜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그러자 유럽 국가들은 미국을 우회해 이란과 거래할 수 있는 특수 법인인 ‘인스텍스(INSTEX)’를 출범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자신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며 결국 우라늄 농축도 상한선을 깬 겁니다.
진행자) 핵 합의 당사국들은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6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15일까지 핵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뾰족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고요. 15일 프랑스와 영국, 독일 외무 장관이 만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 세 나라가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한 공동 성명도 냈다고요?
기자) 네,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프랑스와 독일 영국 정상들은 비핵화 체제 유지라는 공동의 안보 이익을 공유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4년전 이란과 당사국들이 맺은 JCPOA 합의 내용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세 정상은 미국이 제재를 재개하고 이란이 핵 합의의 주요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핵 합의가 파기될 위험에 처한 것을 우려한다며 이제 책임감을 느끼고,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재개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역시나 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제안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 정상은 성명에서 긴장 완화와 대화를 위해선 모든 당사국이 선의를 갖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무엇보다 핵 합의 유지는 이란이 의무사항을 완전히 준수하는 것에 달려있다며 이란이 최근 취한 조처들을 원상 복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에서 주말에 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외곽 사틴 지역에서 14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집회는 주최 측 추산 11만여 명, 경찰 추산 2만8천여 명이 모여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안 완전 철폐와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며 가두 행진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시위 중에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고요?
기자) 네, 14일 온 종일 평화적인 시위가 이어지다가, 시위가 마무리될 때 즈음인 저녁 8시쯤 경찰이 해산에 나서자 갑자기 경찰과 시위대가 격돌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대형 상가인 ‘뉴타운플라자’로 들어가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진행자)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나왔다고 하고요?
기자) 네, 시위대는 철수를 요구하는 경찰에 우산과 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고, 진압 병력은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액을 분사하며 대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 등이 격화되면서 부상자가 나온 건데요. 총 20여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진압 경찰도 1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벌써 1달이 넘었지요?
기자) 네 6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홍콩 당국은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안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 9일 ‘범죄인 인도조례’ 개정안, 이른바 ‘송환법안’은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홍콩 당국의 송환법 개정 추진은 “완전한 실패”라고 인정하면서 해당 법안 추진을 무기한 중단할 것이고, 내년 7월에 의회가 종료되면 법안은 자동으로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시위가 멈추지 않는 걸까요?
기자) 홍콩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한 철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안이 자동 소멸된다고 했지만, 여전히 다시 논의될 여지가 있다며 공식적으로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요. 또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시위대 처벌 면제, 민주주의 선거 등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완전한 철폐를 요구하는 ‘범죄인인도조례’ 개정안,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지역 그러니까 중국 본토와 마카오, 타이완 등에 형사 용의자 등의 신병을 넘겨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홍콩 야권과 대학생, 시민사회 단체들은 조례 개정으로 중국에 비판적인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 등이 본토로 송환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시위가 열린 곳이 홍콩 중심부가 아니라고요?
기자) 네, 홍콩 외곽의 사틴 지역인데요. 중국 본토 국경과 가까운 곳입니다. 시위대는 더 많은 홍콩 시민들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시위 장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에 대해 홍콩 당국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캐리 람 행정장관이 14일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한 시위대를 폭도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자신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내용을 부인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람 행정장관 임기는 2022년 6월까지인데요. 앞서 중국 정부는 람 장관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 지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5일 올해 2분기, 그러니까 4월에서 6월까지의 경제성장률을 발표했는데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분기 단위로는 지난 1992년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27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진행자) 시장 전망치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로이터나 블룸버그 등 언론이 전망한 시장 예상치 6.2%에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최저 수준을 보였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 6.4%보다 더 떨어지는 등 이번 수치는 중국 경제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난 1년의 성적표가 어떻게 나왔는데요?
기자)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작년 1분기에 6.8%를 기록한 이후 0.1~0.2%P 씩 계속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 전분기와 같은 6.4%를 기록하면서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가 멈추는가 싶더니 2분기 들어 0.2%P 더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수치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경제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치가 더 떨어질 위험이 있지만, 중국 정부는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6.0~6.5%로 잡았습니다.
진행자) 대외적 불확실성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뭘 들 수 있을까요?
기자)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경제 분석 업체인 ‘이코노믹 인텔리전스 유닛’의 경제학자인 톰 래퍼티 씨는 미∙중 무역 마찰을 중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했는데요. 최근 미국이 추가 관세 유예를 발표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지만, 한동안은 무역 전쟁의 영향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국이 폭넓은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인 생각이 지배적이란 겁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미국과의 무역 대치를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인터넷 ‘트위터’에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미국의 관세 부과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가 중국을 떠나 관세가 없는 국가로 가고자 하는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수천 개의 회사가 떠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처음부터 원래의 협상을 깨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바라는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중국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완전히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협상 타결은 중국만 일방적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또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6.3%를 보인 건 꽤 괜찮은 성적이라며 세계의 다른 주요국보다 여전히 앞서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제 지표가 실은 중국 경제를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는데 이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공산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경제 성과를 대대적인 치적으로 내세울 것이기 때문에 분기별 성장 치가 6%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중국 정부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정부가 어떻게든 시장에 간섭해서 경제 지표가 낮게 나오는 것을 막을 거라는 거죠.
진행자) GDP 성장세가 꺾이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경제 대국으로서 막대한 경제 규모를 자랑하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GDP가 13조 달러가 넘으면서 전 세계 GDP의 약 15%를 차지했습니다. 2분기에도 GDP 성장세는 하락했지만, 산업생산은 여전히 활발했는데요. 6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3% 성장하면서 전달의 5%보다 크게 올랐고요. 또 6월 소매 판매 역시 전년 대비 9.8% 성장률로 5월의 8.6%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여전히 중국 경제가 탄력성이 있고,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경기조정형 정책’들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수출입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지난 12일 중국 해관총서가 밝힌 데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한 해 전보다 1.3% 감소했습니다. 미국이 부과한 높은 관세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또 국내 시장 수요가 약해지면서 수입액은 7.3% 줄었는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중 양국의 무역 전쟁이 전 세계적인 경제 둔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