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한국 정부의 쌀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을 문제 삼은 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이달 말 첫 출항을 계획하고 있던 한국 정부의 쌀 지원에 대한 수령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 평양사무소는 북한 외무성 담당자와 실무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들었으며, 이를 한국 통일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다음달 예정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WFP에 남측의 쌀 지원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와 관련해, WFP가 북한과 실무 협의 과정에서 북한 내부에 이런 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WFP를 통해 북측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준비는 계속하고 있지만 더 이상 진전된 절차는 진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최종적인 답변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 절차’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상황에 대해 예단해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다만 한국 정부는 인도적 동포애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식량 지원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당초 계획대로 9월까지 5만t이 다 전달되기를 희망하며, 북측의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WFP 측은 24일, 한국 정부의 식량 지원에 대해 북한 측이 거부 의사를 전달했느냐는 VOA의 질문에, 아직 관련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쌀 5만t을 WFP를 통해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1일 WFP와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습니다.
과거 한국 정부의 직접적인 대북 식량 지원의 경우 남북 당국 간 협이 과정에서 무산된 사례가 있지만 WFP를 통한 간접 지원을 북한이 거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