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산 일부 수입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시기를 12월 중순으로 연기했습니다. 파키스탄이 인도와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카슈미르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직후에 발효될 무역 협상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 시기를 연기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시기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는데요. 미 무역대표부(USTR)가 13일 이를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3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가 다 연기되는 것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 무역대표부는 관세 연기 대상 품목으로 휴대전화와 랩탑, 비디오 게임, 컴퓨터 모니터, 장난감, 일부 신발과 의류 등을 제시했습니다. USTR은 또 특정 품목은 보건과 안전, 국가안보, 다른 요소들에 기초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규모로 따지면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관세 부과가 연기되는 중국산 제품의 규모는 약 1천600억 달러, 관세가 아예 면제되는 제품은 약 20억 달러, 예정대로 9월부터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1천1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당초 미국이 다음달부터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중국 제품의 절반 이상이 관세 유예 또는 아예 면제되는 셈인데요. 미국 정부가 왜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기자)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하반기 쇼핑 시즌과 맞물리면서 내린 조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3일)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인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직접 이에 대한 설명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내린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추가 관세 부과가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혹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아직까지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고 강조했는데요. 다만 혹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지 몰라 연기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관세 문제가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2월 15일 이후에도 추가로 연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최근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단이 두 달여 만에,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무역 협상을 재개했는데요. 하지만 당초 예정보다 일찍 협상이 종료되고 미국 협상팀이 귀국길에 오르면서 별 진전이 없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후 양국은 생산적 회담이었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일, 트위터에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무역전쟁이 다시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양국 간 고위급 협상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양국 정부는 협상 후 9월에 워싱턴에서 2차 협상을 할 거라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 후, 중국도 농산물 구매 중단을 전격 발표하며 협상 전망이 어두워졌습니다. 더구나 11년 만에 처음으로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 당 7위안까지 하락하고, 이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부정적인 기류가 더 강해졌는데요. 하지만 양측이 이날 다시 전화통화를 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와 중샨 중국 상무부장이 나섰는데요. 중국 측은 미국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했습니다. 양측은 앞으로 2주 뒤 다시 통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정말로 무역 협상을 타결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트위터에 “중국은 항상 미국산 농산물을 '많이' 구매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지키지 않았다”고 적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를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이 인도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카슈미르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 긴급회의를 요청했습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14일, 안보리에 전날 보낸 서신을 공개하고, '인도-파키스탄 문제'라는 주제로 긴급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인도-파키스탄 간의 가장 큰 문제라면 역시 카슈미르 사태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오랫동안 영유권 다툼을 벌여온 지역인데요. 최근 인도가 자국령인 '잠무카슈미르'주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가 왜 잠무카슈미르주의 특별지위를 박탈한 건가요?
기자) 인도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 즉 무슬림이 대다수인 잠무카슈미르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면서 이들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이 지역의 안보와 테러 방지를 이유로 특별지위를 박탈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보수적인 힌두교 신자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펼치고 있는 강경정책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박탈 결정과 함께 대규모 인도 군 병력이 투입돼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통신이 거의 다 두절돼 외부와 접촉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학교도 문을 닫았고요. 상점도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인도 정부는 집회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계엄령'이 내려진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주 인도와의 외교관계를 격하하고 외교관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또 양국 간 무역 중단은 물론, 양국을 연결하는 주요 철도 운행도 중단시키는 등 강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조치에 이어 안보리 회의를 요청하고 나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사실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벌써 세 차례나 전쟁을 치렀습니다. 지금은 정전통제선(LoC)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2월에는 인도 공군기가 통제선을 넘어 파키스탄 내 이른바 '테러 기지'를 폭격했고요. 이에 맞서 파키스탄도 인도 공군기를 격추하면서 또다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파키스탄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인도가 또다시 무력을 사용한다면 방어적 차원에서 최대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의 안보리 소집에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잠무카슈미르는 전적으로 인도의 영토이며, 이는 국내 문제이기 때문에 외국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인도 정부는 잠무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통제강화 조치를 점차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는 지금 15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쿠레시 장관은 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인도네시아와 폴란드에도 지지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안보리가 파키스탄의 회의 소집 요청을 받아들일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무역 협상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영국이 오는 10월 31일 단행되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직후에 시작될 부분 무역 협상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13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영국을 방문했었는데 당시에 관련 논의가 있었나 보군요?
기자) 맞습니다. 볼튼 보좌관이 12일~13일, 이틀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했는데요. 볼튼 보좌관이 13일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의 무역 협상과 관련한 로드맵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 당국자는 이달 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로드맵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미 논의에 들어간 협상 로드맵,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볼튼 보좌관이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과 만나 모든 분야를 다루는 한시적인 무역 협상에 관해 논의했다며, 이 협상은 6개월 정도 시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영국 신임 총리와도 만났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볼튼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월 31일, 영국이 성공적으로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것을 보기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결정한다면 이를 열렬히 지지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그러면서 미국이 브렉시트를 전제로 한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영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할 ‘최우선 후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언급한 ‘노딜 브렉시트’, 현재 존슨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EU 탈퇴 방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과 아무런 합의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하고 있다고 누차 밝혀왔습니다. 존슨 총리는 EU 탈퇴 조건을 재협상하길 원하지만, EU가 기존 합의안을 바꿀 수 없다고 맞서자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진행자) 브렉시트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영국과 EU의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죠?
기자) 네, 무역이나 국경 문제 등에 있어 과도기나 법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게 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건데요. 그렇다 보니 영국의 일부 기업들은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벌써 영국을 떠나는 기업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영국과 무역 협상을 논의 중인 건데,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인 미국과의 광범위한 협정은 브렉시트 지지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라는 분석입니다. 영국이 EU를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기회가 될 수 있고, 또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완충하는 작용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양국 협상이 타결되는 데 걸림돌은 없을까요?
기자) 있습니다. 미국이 광범위한 시장개방을 원하는 농산물과 의약품 분야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산물의 경우 양국 간의 기준이나 규제가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합의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의약품의 경우 영국의 국영 의료보험(NHS)에 미국 제약업계가 개입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한시적인 협상은 타결되더라도 장기적인 협상은 어려울 수 있겠군요?
기자) 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