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부총리와 홍콩 행정수반이 만나 장기화하고 있는 홍콩 시위사태를 논의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강경 대응을 지지했습니다. 이란이 예고한 대로 포르도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 주입을 시작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부총리와 홍콩 행정장관이 만났다고요.
기자) 네, 한정 중국 부총리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6일, 베이징에서 회동했습니다. 한정 부총리는 중국 권력 서열 7위의 인물로, 홍콩과 마카오 사무를 총괄하고 있는데요. 홍콩 시위 사태가 발생한 후 한정 부총리가 람 장관을 공식적으로 만난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홍콩 문제에 관한 중국 중앙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홍콩 행정수반을 만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수 시간 동안 홍콩 시위 사태를 논의했는데요. 한정 부총리는 회담 후 국빈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람 장관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문책이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관측도 나왔는데요. 한 부총리가 이 자리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와 경찰을 충분히 신뢰한다고 말하며 세간의 추측을 일축했습니다. 한 부총리는 그러면서 홍콩 특구가 폭동을 진압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택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회 문제라면 뭘 말하는 것일까요?
기자) 한 부총리는 홍콩의 치솟는 집값이나 민생 문제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홍콩 시위가 촉발된 계기는 홍콩 당국이 추진한 '범죄인인도법' 이른바 '송환법' 개정안이었지만,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홍콩의 살인적인 주택 가격과 심화하고 있는 빈부 격차, 중국 정부의 늘어나는 개입에 대한 우려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과 홍콩은 '일국양제' 원칙을 채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이 반환되면서 중국과 홍콩은 '한 나라 두 체제'로 가고 있는데요. 국가는 공산체제인 중국에 속하지만, 향후 50년간은 홍콩의 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원칙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최근 일국양제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2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이래 홍콩에 대한 개입이 늘면서 그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도 최근의 홍콩 시위사태는 일국양제의 원칙을 흔드는 안보위협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날도 한정 부총리는 홍콩 시위대가 일국양제 원칙을 훼손하고, 법치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람 장관은 일국양제의 원칙을 견지하고 법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의 안정을 다시 회복시켜 출발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폭동을 진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람 장관이 며칠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직접 만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4일 저녁, 상하이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졌습니다. 상하이에서 중국 정부가 주관한 대규모 국제수입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인데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다음 날, 두 사람의 회동 사진을 올리면서 시진핑 주석이 람 장관에게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 주석도 람 장관에게 사회 질서 회복을 주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람장관에게 폭력과 혼돈을 진압하고 사회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법에 따라 폭력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 시민들의 안녕을 위해 홍콩 정부가 해야 할 확고한 임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지난주 폐막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4차회의, '4중전회'에서 홍콩의 법 강화를 강조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장기화하고 있는 홍콩 시위사태에 대한 강경 진압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친 중국파 홍콩 입법회 의원 1명이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주니어스 호 의원이 6일 아침 한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려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호 의원은 오는 11월 24일 실시될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인물인데요. 지난 7월, 일단의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시위대를 공격한 사건을 지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호 의원은 가슴에 자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용의자는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포르도 핵 시설에서 행동을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이 6일 포르도 핵 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가스를 넣기 시작했다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전날(5일), 이란의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더 낮추는 4단계 조처로, 포르도 핵 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가스를 넣을 것이라고 예고했었습니다.
진행자)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가스를 넣는다는 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육불화우라늄 가스'를 주입하는 것은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인데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5일) 포르도 핵 시설에 있는 1천44개의 원심분리기에 육불화우라늄 가스를 주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포르도 시설의 핵 활동은 이란 핵 합의로 금지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은 나탄즈 핵 시설로 제한돼 있고, 포르도 핵 시설에서는 연구 활동만 가능합니다. 이란은 미국이 지난해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를 선언한 지 1년 만인 5월부터 60일마다 단계별로 핵 합의 준수 사항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번 조처는 4번째 단계인데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미국과 그 우방국들의 정책 때문에 이제 포르도는 곧 완전 가동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이란을 방문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AEA 대변인은 6일 발표한 성명에서 "IAEA는 포르도 핵 시설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알고 있으며, 현재 사찰단이 이란을 방문 중"이라고 확인했습니다. IAEA 대변인은 사찰단이 곧 본부에 모든 관련 활동을 보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 관계, 지금 최악의 긴장 관계로 치닫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이란 관계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다소 개선됐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독일, 이란과 함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를 도출했는데요. 이란은 핵 활동을 중단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이래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수감자 맞교환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가 이번 주 VOA 자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이 서로 수감하고 있는 사람들을 공식 경로를 통해 교환하자고 제의했습니다. 현재 양국에 몇 명이 수감되어 있는지 정확하지는 않은데요. 이란에 수감 중인 확인된 미국인은 5명으로 이들은 간첩 또는 이란 정부를 모욕한 혐의 등으로 중형을 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전에 이란 정부도 수감자 맞교환을 제안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여러 이란 관리들이 언론 매체에 수감자 맞교환 문제를 거론했는데요.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이란 정부는 미국과 수감자 맞교환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4월 뉴욕 방문 중, 지난해 처음 미국 측에 수감자 맞교환을 제안했지만 미국 정부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감자 맞교환 이야기가 미국 정부 쪽에서도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훅 특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사 문제나 수감자 문제들 다루는 데 있어 언론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절한 경로인 스위스 정부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다뤄왔으며 이는 이란 정부도 아는 바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외교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이 미국 정부의 이익 대표부 역할을 해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프랑스와 중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대한 지지를 보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되돌릴 수 없다” 며 강력한 지지를 보였습니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파리협정은 불가역적인 절차이자 기후변화에 대한 강력한 조처를 위한 나침반으로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파리기후변화협정, 전 세계 많은 국가가 동참한 기후협정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 약 200개 나라가 지난 2015년 12월 파리에서 체결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협정입니다. 기존의 유엔기후변화협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한 건데요.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정도를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고, 더 나아가 섭씨 1.5도가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최근 이 협정에서 탈퇴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17년 파리협정은 미국에 불이익만 가져다준다며 미국은 여기서 탈퇴할 거라고 직접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협정 발표 3년째를 맞으면서 탈퇴가 가능해진 지난 4일, 미국 정부는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유엔에 공식 통보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이 협정으로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에게 불공정한 경제적 부담이 지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탈퇴 이유를 설명하면서, 탈퇴 절차를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달리 프랑스와 중국은 여전히 기후 협정에 지지를 보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프랑스와 중국은 지난 6월에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양국의 기여도를 가능한 최고 수위로 올리겠다고 약속하는 등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두 나라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환경 문제 외에 또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양국 정상은 무역과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두 정상은 항공, 에너지, 농축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에 서명했는데요. 합의 규모가 150억 달러에 달합니다. 우선, 농축산 분야와 관련해선 프랑스 기업 20곳이 프랑스산 오리와 거위 등 가금류와 소고기, 돼지고기를 중국에 수출하도록 허가 받았습니다.
진행자) 에너지 분야에선 어떤 합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중국의 ‘베이징가스그룹’과 프랑스의 ‘앙지(Enjie)’ 사가 중국 톈진에 액화 천연가스 하역 터미널과 저장시설을 함께 짓기로 했습니다. 또 항공 분야에선 프랑스 에어버스사가 중국 내 시설에서 더 다양한 기종과 더 많은 수의 제트기를 생산하기로 합의했고요. 금융과 관련과 관련해서도 대규모 협력이 예상되는데요. 시 주석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이 40억 유로 상당의 유로화 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히고 이는 중국과 프랑스 또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와 중국의 경제 협력이 확대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일, 30개 기업 대표들과 함께 중국을 찾아 6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떠났는데요. 양국은 앞서 지난 3월 시 주석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400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방안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