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칠레 정부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했지만 미국과 중국 간 관계는 여전하며 무역 협상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중국 정부가 말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가 지도자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하고 후계자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IS' 지도자 공습 작전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홍콩에서 송환법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홍콩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관련 내용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칠레 정부가 다음 달 열기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요. 두 나라 정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중국 상무부는 31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양국은 계속 긴밀하게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협상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미국과 중국 정상들이 APEC 정상회의 때 양국 간 무역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다, 이런 관측이 우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초, 워싱턴 D.C.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고 이른바 '1단계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미국은 15일로 예정됐던 중국산 수입품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현행 관세 25%에서 30%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등의 선에서 일단 합의를 마무리하고, 향후 순차적으로 협상하기로 한 건데요. 이 1단계 합의에 대한 공식 서명식이 다음 달 16일과 17일 칠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있을 것으로 관측됐었습니다.
진행자) 공식 서명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현재 양국 협상 대표들이 이 문제를 논의중인데요. 중국은 원래 예정된 일정에 따라 협상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일부 매체는 중국이 칠레를 대체할 서명 장소로, 중국령 '마카오'를 제안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30일,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시간틀 안에서 중국과의 합의에 서명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체 장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현재 "다른 장소에 대한 정보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과 중국이 지금 1단계 합의문 서명을 위해 새로운 장소를 선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단계 합의는 전체 합의의 60%라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새 장소가 곧 발표될 것이라면서, 시진핑 주석과 자신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칠레 정부는 왜 APEC 정상회의가 불과 보름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를 취소한 겁니까?
기자) 지금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31일로 13일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시위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APEC 정상회의와, 또 12월 열릴 예정이었던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5)' 개최를 취소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대형 국제행사가 이렇게 개최가 임박해 취소되는 건 흔치 않은 일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칠레 정부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위 사태와 관련해 우려가 나오자, 개최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왔는데요.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대통령으로서, 칠레 국내 문제와 관심사, 국민의 필요와 희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대형 국제행사를 취소할 만큼 시위 사태가 심각한가 보군요.
기자) 네, 당초 시위는 정부의 지하철 요금 인상 발표로 촉발됐는데요. 30페소, 미국 돈으로 4센트 정도 오르는 거지만, 높은 물가와 낮은 임금, 높은 실업률과 과도한 의료비 등 그동안 쌓였던 칠레 국민들의 불만이 터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까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칠레 정부는 시위대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시민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강하자 칠레 정부는 급하게 지하철 인상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시위가 가라앉지 않자,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지하철역과 건물 곳곳이 불에 타고, 혼란을 틈타 상점을 약탈하는 행위까지 발생하면서 치안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시위대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정부가 대형 국제행사를 2개나 취소했는데, 이런 결정에 대한 칠레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부분의 시민은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결정을 지지했습니다. 지금은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국제 행사를 치를 여력이 없다는 건데요. 특히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 개최에 대해서는 지금 칠레의 정치 상황이 기후변화에 대해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가 지도자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S는 31일 자체 언론 매체인 '알푸르칸'을 통해 음성 성명을 발표하고 IS의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가 지명됐다고 밝혔습니다. IS는 또 조직의 대변인이자 바그다디의 측근인 아부 하산 알무하지르도 사망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무하지르는 바그다디가 미군의 공습으로 자결한 지 몇 시간 후 시리아 북부 자라블루스 지역에서 미군과 쿠르드군의 연합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음성 성명이라고 했는데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발표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기자) 아부 함자 알쿠라시였습니다. 알쿠라시는 이날(31일) 성명을 통해 IS 대원들이 새로운 칼리프 즉 지도자인 하시미에 대한 충성을 맹세할 것을 촉구하면서 미국을 향해서는 IS 지도부의 죽음을 즐거워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IS 발표가 나오기 앞서 미국 국방부가 IS 지도자 제거 작전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국방부가 30일, 바그다디의 은신처를 공습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 26일, 시리아 이들리브주 인근에서 바그다디가 숨어있는 은신처를 기습 공격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바그다디는 자폭해 숨졌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당시 상황을 설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27일) 아침 백악관에서 '중대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바그다디가 미군 특수부대 소속 군견들에 쫓겨 지하터널로 도망치다 막다른 끝에 다다르자 내내 울며 훌쩍이고 비명을 지르다가 입고 있던 조끼의 폭탄을 터뜨려 함께 있던 3명의 아이들과 사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관련 영상이 공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국방부가 30일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전격 공개한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바그다디의 마지막 모습도 공개됐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공개된 영상은 거의 흑백으로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모습만 담겼습니다. 영상 속에는 미군 전투기와 드론 등이 현장을 폭격하며 공습하는 모습 등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작전 배경 설명을 했다고요.
기자) 네,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중부 사령부 사령관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공습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바그다디 제거 임무를 맡은 특수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철수 결정을 내리기 전부터 현장에 미리 배치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작전이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 속에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가 죽기 전에 훌쩍이며 울며 비명을 질렀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바그다디의 사망 직전 모습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영상으로 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매켄지 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그다디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바그다디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그가 두 아이들을 데리고 구멍 속으로 기어들어갔으며, 땅 위에 자신의 사람들을 그냥 남겨둔 가운데 자폭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로써 그가 어떤 사람인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자폭한 아이들이 3명이라고 했는데요. 매켄지 사령관이 이날 2명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현장에 또다른 아이들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11명의 아이들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은 모두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전했습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은신처 안에는 또 여성 4명과 남성 1명 등 다섯 명의 IS 조직원들이 있었다면서 이들은 아랍어로 투항하라는 미군의 말을 듣지 않고 위협을 가했으며 사살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다른 IS 조직원 2명은 생포됐습니다.
진행자) 바그다디의 시신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매켄지 사령관은 바그다디의 유해는 신원확인 후 전시법에 따라 사망후 24시간 안에 바다에 수장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그다디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사용된 DNA는 바그다디가 지난 2004년 이라크의 수용소에 구금됐을 때 확보한 시료에서 채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IS 지도자였던 바그다디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이라크인으로, 지난 2001년 9월 11일, 미국에 9.11 테러를 일으켰던 세계적인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이라크 내 분파에서 활동하다 세력을 키워왔는데요. 지난 2014년에는 시리아 중북부 도시 '락까'를 수도로 삼고, IS의 국가 수립을 일방적으로 선포했습니다. 알바그다디가 이끈 IS는 특히 미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들을 납치해 참수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동영상으로 공개하며 충격과 공포심을 조장하는 수법을 일삼은 악명높은 테러 조직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을 둘러싼 대규모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정부가 31일 홍콩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3.2%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홍콩은 2분기에도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두 분기 연속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홍콩의 3분기 GDP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2.9%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경제가 이렇게 나빠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한 가지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을 들 수 있습니다. 양국의 교역량이 줄어들면서 아시아의 주요 무역항인 홍콩을 지나는 물동량이 줄게 됐고, 또 중국의 경제가 더딘 성장을 보인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거기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5개월째 계속되면서 홍콩 경제가 10년 만에 불황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것이 지난 6월이죠?
기자) 맞습니다. 홍콩 정부의 송환법 추진 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면서 초반에 평화로웠던 시위 양상도 격화되기 시작했는데요. 시위대가 중국계 기업 시설을 공격하는 등 폭력적으로 바뀌면서 특히 일반 소매업과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홍콩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경제,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학자들은 홍콩이 앞서 밝힌 올해 0~1%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고요. 내년에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이 계속된다면 올해에 이어 내년 경제 성장률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홍콩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관광객 추이는 어떤가요?
기자) 홍콩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 3분기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줄었습니다. 호텔 객실도 평균 2/3 정도만 채워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줄었는데요. 일부 고급 호텔들의 경우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급 호텔과 대형 은행 등 금융 기관들은 시위대에 평화적 시위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홍콩에서 31일에 또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핼러윈데이인 31일, 다양한 모습의 가면을 쓴 홍콩 시민들이 밤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핼러윈은 서양의 전통 명절로 사람들이 유령이나 괴물 복장을 하고 파티를 즐기고 아이들 역시 분장을 한 채 이웃집을 돌면서 사탕 등을 얻어먹는 날인데요. 홍콩 민주화 시위대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분장을 한 채 도심 유흥가인 란콰이퐁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홍콩 정부는 시위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홍콩의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앞서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긴급법’을 발동하고 시위대의 복면과 마스크 착용을 제한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홍콩 당국은 공공안전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홍콩 시민들은 복면금지법이 시위 주동자를 색출하는 등 민주와 시위를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는데요. 31일, 핼러윈데이를 맞아 시위대가 분장용 마스크 등을 쓰고 거리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없었습니까?
기자) 앞서 홍콩 경찰은 이날(31일) 가면을 쓴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면 가면을 벗으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시위대가 행진 도중 “홍콩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경찰은 란콰이퐁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쏘는 등 경찰과 일부 시위대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