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소미아 종료 결정 유보...네타냐후 "검찰 기소는 쿠데타 시도"

김유근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가 일본과 군사정보 교환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유보했습니다. 이스라엘 현역 총리로서는 처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검찰에 공식 기소되면서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드론, 무인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몇 달간 한일 관계의 최대 쟁점이었던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한국 정부가 22일 오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통보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발표는 23일 0시를 기해 마감되는 '지소미아' 종료 마감 시한 약 6시간을 앞두고 나온 겁니다.

진행자) 우선 지소미아가 뭔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소미아란 두 국가 간에 군사 기밀 정보를 공유하고, 제3국에는 노출하거나 제공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협정을 말합니다. 영어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의 앞글자를 따서 보통 'GSOMIA(지소미아)'라고 부르는데요.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 2016년 미국의 주선으로 지소미아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 정부가 일본 측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몇 달간 일제 시절 강제노역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습니다. 이어 일본은 한국 정부에 대한 전략적무기수출을 규제하면서, 수출우대국 이른바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했고요. 한국 역시 이에 맞서 일본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고, 더 나아가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통보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감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 한국 정부가 전격 철회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양국은 지소미아를 체결한 후 1년마다 협정을 연장해왔는데요.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23일, 일본 정부에 11월 22일 자정을 기해 협정이 종료됨과 동시에 재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날(22일) 전격적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김유근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이날 청와대에서 관련 설명을 했는데요. 한국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같은 결정을 했으며, 일본도 이에 대해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양국이 수출 관리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동안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세계무역기구 제소는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네,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리자, 두 달 후인 지난 9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지난해 한국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된 정치적 동기로 이뤄졌다며 한국을 직접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는 한국의 무역관리 체제와 법령이 미비한 데 따른 것으로, WTO 규칙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수출 규제조치와 한국 대법원의 판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본의 조처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이에 더해 한국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일본 여행 규제 등 반일 감정이 고조되어왔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우방국의 우려도 고조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한 이래 특히 미국은 양국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를 연장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지소미아 관련 부처인 미 국방부는 물론이고 국무부, 의회까지 나서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했는데요. 상원은 지난 21일 지소미아 연장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요. 또 이에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만료나 한일 관계의 계속된 갈등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중국과 북한이라며 지소미아 유지를 강력히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통보 연기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또 미국과 한국, 일본 간의 연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그런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문제는 별도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는데요.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한국이 WTO 제소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당국자 간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의 반응도 볼까요?

기자) 네,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2일 VOA에 이번 결정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이 양자 간의 갈등을 넘어 협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상호 공동의 인식 아래 한국, 일본과 함께 양자, 또 3자 안보 협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지지자들이 21일 예루살렘 총리 관저 밖에서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정국이 지금 몹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이 한 해에 총선을 2번 치르고도 아직 공식 정부가 출범하지 못한 상황인데요.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 혐의로 21일 기소되면서 이스라엘 정국이 혼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검찰은 21일 네타냐후 총리를 3건의 비리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만일 유죄 판결을 받으면 네타냐후 총리는 최고 1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햊아)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들입니까?

기자) 이스라엘 최대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 한 혐의와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로부터 몇 년간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런 혐의는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일체 부인해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저녁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의 기소는 정치적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발했는데요. 쿠데타 시도라고 표현하면서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겁니까?

기자) 이스라엘 법상, 현직 총리가 기소됐어도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도덕성에 흠집이 나면서 강력한 퇴진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또 기소된 총리가 연정 구성 위임권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상황인데요.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은 의회가 면책 특권을 부여해 기소를 나중으로 미루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총리 중에 전에도 부패 혐의로 사퇴한 인물이 있다고요.

기자) 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재직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있습니다. 올메르트 총리는 부패 혐의가 불거지면서 사임 압박을 받았는데요. 결국 사임을 발표하고 나중에 기소돼 16개월 징역형을 살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은 연거푸 연정 구성에 실패해 자칫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일 이스라엘 제1당인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고 발표하면서 이제 이스라엘 의회는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적임자 선출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21일 의회에 연정 구성 위임권을 공식으로 넘겼기 때문인데요. 이스라엘 의회는 21일간 의회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 선정 작업을 하고, 여기서도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면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3월 조기 총선을 치러야만 합니다.

진행자) 지금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부각되는 인물은 특별히 없는데요. 하지만 여당인 리쿠드 당의 기드온 사르 의원이 차기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리쿠드당의 대표 경선을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사르 의원은 내무장관과 교육장관을 역임한 리쿠드당의 중진 의원인데요. 네타냐후 총리의 기소 발표가 나오기 몇 시간 전, 당 대표 경선을 요구하며 자신이 출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은 총선에서 승리한 당의 대표가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서 장기 집권 중인 보수 강경파 정치인입니다.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총리직에 오른 뒤 지금까지 집권하며 역대 총리 중 최장기 재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나타내왔죠?

기자) 맞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친구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예루살렘 수도 인정,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에 이어 최근에는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등의 조치를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새이스라엘 정책은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베이징에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중국군 무인기(드론)가 등장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무인기(drone)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국제분쟁 수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무인기(드론)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부쩍 드론 사용을 늘리면서 남중국해의 자원 탐사와 제해권을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드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중국 인민해방군은 건국 70주년을 맞아 거행된 열병식에서 다양한 신형 드론 무기들을 선보였는데요. 중국이 선보인 드론들은 정찰 임무는 물론, 일부 드론은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으며,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군사적 목적 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드론들도 많은데요. 지난 9월 중국 천연자원부는 남중국해 분쟁해역과 무인도를 조사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했고요. 또 지난 2017년 중국 연구진은 해상 운송과 감시를 위해 특별히 드론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드론 사용을 늘리는 이유가 궁금하군요.

기자) 드론은 상대적으로 쉽게 정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설령 만약 상대 국가에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자원 탐사에 사용되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레이더나 다른 정보 수집 도구보다 가격이 저렴해 압수당해도 피해가 적다는 설명입니다. 또 격추를 당해도 항의하는 선 정도에서 끝나기 때문에 다른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드론 사용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중국은 남중국해에 드론을 배치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양 분쟁에 있어 드론이 매우 중요한 장비라는 시각을 드러냈는데요. 지난 6월 중국 인민해방군은 자체 웹사이트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드론 판매 계획을 올리면서 이를 경계했습니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 4천700만 달러 상당의 정찰용 '스캔이글' 드론 34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모두 중국과 남중국해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들인가요?

기자) 인도네시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타이완을 비롯해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5개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남중국해는 홍콩 남쪽으로부터 필리핀, 인도차이나반도와 보르네오섬에 이르는 바다를 말하는데요. 남중국해는 350만㎢에 달하는 면적으로 오대양을 제외하면 가장 넓은 바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 나라가 분쟁을 벌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남중국해가 갖는 경제와 안보, 군사적 가치는 단순히 면적을 넘어섭니다. 남중국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또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7천500km³의 천연가스와 230억t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어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드론기 사용을 늘리고 있는데 대해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중국보다 군사력에서 열세인 나라들인데요. 중국이 드론을 이용해 해상 기술을 확장해 나가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맞서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남중국해로 군함들을 정기적으로 파견해 순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