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관광객들, 인터넷 통해 북한 경험 공유...흥미롭다는 반응 속 일부 불편함 호소

북한 평양의 지하철 역사.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신의 여행 경험을 공유하는 웹사이트에 최근 몇 년 사이 북한 관광에 대한 내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방 관광객들은 평양 내 주요 관광명소와 음식 등에 흥미를 보였는데,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을 다녀온 관광객들이 북한에서 가장 관심을 보인 관광 명소는 평양의 지하철이었습니다.

VOA가 전 세계 관광지를 평가하고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북한 관광’ 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평양의 지하철은 북한의 여러 관광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장소로 나타났습니다.

지하철은 일반 주민들에게 교통수단일 뿐이지만, 서방 관광객들에겐 이색적인 관광지로 통하고 있는 겁니다.

평양의 지하철을 소개한 페이지에는 총 204개의 리뷰, 즉 의견이 곁들어진 평가가 담겼는데, 이중 64%의 여행자가 ‘완벽하다(Excellent)’는 의견을 게시했고, ‘매우 좋다’고 한 여행자가 31%로 뒤를 잇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한 관광객이 95%에 달했습니다.

관광객들은 평양의 지하철이 땅 속 100미터 아래에 자리하고 있어 공습 대피시설로 이용된다는 사실과 더불어 일부 역내 벽에 걸린 그림 등이 아름다웠다는 등의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그 다음으로 평양을 다녀온 여행자들이 높은 점수를 매긴 관광지는 평양의 ‘주체사상탑’으로, 긍정 평가는 88%였습니다.

그 밖에 만수대기념비와 전쟁승리기념관, 판문점 북측 지역, 금수산태양궁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 의견을 남긴 관광객 대부분은 영어를 사용했습니다. 현재 미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법적으로 금지된 점으로 미뤄볼 때, 상당수는 유럽 나라들과 호주, 캐나다 국적자 등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북한 관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일부 관광객들은 북한이 내세우는 역사가 ‘거짓’과 ‘조작’으로 구성돼 있다며, 자신들이 방문한 관광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또 외부 세계와 단절된 북한의 특성상, 호텔 등에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고 전화 이용료가 매우 비쌌다고 비판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또 북한의 식당들에 대해선, 상당수 관광객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일부는 차가운 냉면이 입에 맞지 않았다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들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다는 등의 의견을 남겼습니다.

관광객들은 트립어드바이저를 북한 관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광을 위해 개설된 게시판에는 옷차림이나 여행기간 주의점, 비자 발급 정보 등을 나누는 여행자들의 글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여행자의 경우, 북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자 보험’을 찾기가 힘들다며 다른 여행자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는데, 결국 보험회사를 찾지 못한 채 내용을 마무리했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 북한 관련 게시물이 최근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북한은 미국의 유일한 ‘여행금지국’입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이후 미국인들에 대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이 조치는 두 차례 더 연장돼, 미국인들은 2020년 8월31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국무부는 언론인과 인도주의 지원단체 관계자 등의 방문은 특별승인에 따라 허용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유서와 보험 수혜자 지정, 위임장 등을 작성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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