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러시아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지난 해 보다 크게 늘어 140여만 명에 달했다는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홍콩 선거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야권이 압도적으로 승리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이른바 '송환법'을 둘러싸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홍콩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로 평가되면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 속에 치러졌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범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가운데 약 90%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범민주 진영은 홍콩 전체 18개구 중 17개구 의회를 지배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홍콩 18개 구의회는 모두 친중국계 정당들이 차지했었습니다.
진행자) 친중국 진영이 참패를 면치 못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친중파 정당 중에서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은 이번에 182명의 후보를 내세웠는데요. 이 중 겨우 21명만 당선되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이번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71%라는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는데요. 4년 전, 같은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47%에 불과했습니다. 홍콩 선관위는 이날 총 294만여 명의 유권자가 투표했다고 밝혔는데요.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홍콩 시민들의 이같은 높은 투표율이 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홍콩 사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온통 축제 분위기입니다. 월요일 점심 무렵, 회사 건물들이 들어선 곳에서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전날 밤늦게 나온 선거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샴페인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홍콩 시위를 이끌어왔던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선거 결과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홍콩 시민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조슈아 웡 비서장도 이번 선거에 출마했습니까?
기자) 홍콩 당국이 출마 자격을 박탈해서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홍콩 선관위는 조슈아 웡 비서장이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에 대한 지지와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입후보 자격을 박탈했는데요. 조슈아 웡 비서장은 홍콩이 절반의 자치에서 이제는 절반의 독재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홍콩 시위대는 최근 중국의 개입이 늘면서 홍콩의 자치가 점점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은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되면서 향후 50년간은 현행 홍콩의 사회경제 체제를 유지하는 이른바 '1국가 2체제' 원칙을 채택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고, 또 2017년 친중국계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 행정수반으로 취임한 이래 홍콩의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행정장관을 홍콩 시민들이 직접 뽑겠다는 목소리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1천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되고 있는데요. 범민주 진영은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구의원에 배분된 117석을 모두 확보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머지는 대부분 친중국계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어 과반 확보와는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홍콩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캐리 람 행정장관이 25일 인터넷에 성명을 게재했는데요. 람 장관은 이 성명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홍콩 정부는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존중할 것이며 시민들의 의견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쪽의 반응도 볼까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금 일본을 방문 중인데요. 현지에서 25일, 이번 홍콩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왕이 부장은 홍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며 홍콩의 안정과 발전을 저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문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람 장관 교체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람 장관을 지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가 러시아산 미사일 방공 미사일 시스템 시험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가 25일과 26일 이틀간 러시아산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S-400' 시험을 강행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 '블름버그' 등 주요 외신들이 터키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 언론은 터키 군 당국이 터키 수도 앙카라 상공에서 F-16 전투기들을 띄워 방공미사일 성능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터키가 S-400 방공미사일을 운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을 운용할 경우,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제작한 최첨단 스텔스 F-35 전투기의 기밀이 러시아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터키의 S-400 배치를 반대해왔습니다. 미국은 터키를 압박하기 위해 F-35 전투기 판매도 중단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터키 쪽에서는 대안을 찾겠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지난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미국이 F-35 전투기 판매를 중단하면 터키는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카르 장관은 또 터키는 F-35 개발을 위해 거액을 투자했다면서, 미국은 터키가 일부 자체 생산하는 것도 약속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미국과 터키 정상 간 회담에서도 이 S-400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3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워싱턴을 찾았습니다. 양국 간에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군사공격과 미 의회의 터키 제재 등으로 껄끄러운 현안들이 많은 가운데 열린 정상회담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S-400 운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터키에 미국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패트리엇' 구입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터키는 미국과 러시아 양국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며 가격만 맞는다면 패트리엇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터키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에드로안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S-400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터키에 S-400을 폐기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터키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터키가 S-400 2차분 도입까지 완료한 상황이라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지난 7월 S-400 1차분 인수를 완료했고요. 9월 2차분 도입도 완료한 상황입니다. 아직 실전배치는 하지 않았는데요. 터키 정부는 S-400은 결코 훈련용이 아니라면서 내년 4월까지는 이를 실전배치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미국과 터키 관계가 더 악화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앞서 미국 재무부는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관련 있는 터키 고위 당국자들과 정부 기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터키의 S-400 도입에 따라 미국 정부가 더 강력한 제재를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한 제재를 승인하면서, "터키의 경제를 파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철강 관세를 50%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시험에 응시한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궈카오’라고 부르는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이 24일 치러졌는데요. 총 143만 명이 시험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보다 4% 증가한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새로 뽑는 국가 공무원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내년 초 86개 중앙기관과 23개 관계기관에서 총 2만4천여 명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채용 계획 역시 전년도 보다 1만 명 이상 많습니다.
진행자) 응시자가 가장 많이 몰린 직종은 어디였습니까?
진행자) 가장 인기 있는 직종은 중국 기록보관소 공무원으로 경쟁률이 1천 대 1이 훌쩍 넘었습다. 또 중국 시장관리감독총국도 1명을 뽑는 자리에 약 1천 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가 역대 가장 많은 응시생이 몰렸던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지난해보다는 응시생이 늘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응시생이 160만 명이 넘었습니다. 중국에선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국가공무원 시험에 100만명 이상의 응시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이렇게 공무원 시험을 치려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중국에선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철로 만들어서 튼튼하고 깨지지 않는 밥통이라는 뜻인데요. 해고의 위험이 적고 급여도 안정된 직업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물론 급여가 민간 기업보다는 낮지만,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또 공권력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도 비슷하지만, 10여 년 전 국제금융위기가 국제사회를 강타한 이후 국가공무원 응시생이 특히 더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국가공무원 시험이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중국 정치, 국제관계, 언어, 논리 등 필기시험은 필수이고요. 금융 쪽이나, 공공 보안, 외교 등 일부 직종은 전문 기술 시험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경기 부양을 위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 시작된 미국과의 무역 분쟁 격화로 일자리 문제 해결이 중국 정부의 최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입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히면서 ‘안정 속 성장’을 위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나 보군요?
기자) 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고율의 관세를 피하고자 국제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로 옮기면서 직장을 잃는 노동자들이 많아졌고요. 특히 대학 졸업자들이 쏟아지면서 고학력 젊은이들의 구직난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국가공무원 채용을 늘리는 것도 정부의 일자리 증가 노력의 일환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 10개월간 1천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면서 정부의 1년 목표치를 채웠는데요.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0월의 실업률은 5.1%로 앞선 9월의 5.2%에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