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의 마약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중단됐던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가 재가동 심사에서 통과됐습니다.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외교 공관의 수가 미국을 앞지르며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멕시코 마약조직들을 테러단체로 규정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마약 거래와 인신매매를 자행해온 멕시코의 마약조직들을 '테러단체'로 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미국 'Fox' 뉴스 출신의 보수 언론인 '빌 오라일리' 씨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0일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 일이 결코 단순한 건 아니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고 잘 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90일 간 어떤 노력들을 했다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로 가서 마약조직들을 소탕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대통령이 이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취해져야 할 조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에서 사용되는 마약의 대부분이 멕시코에서 밀반입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이달 초, 멕시코 북부 지역에서 6개월 된 쌍둥이와 3명의 여성을 포함해 미국과 멕시코 국적을 모두 보유한 일가족이 마약조직원들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강도 높은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제는 지구상에서 이런 괴물 같은 마약밀매 조직들을 다 쓸어버릴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멕시코 정부가 이들과 전쟁을 효과적으로 벌이도록 기꺼이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멕시코는 그같은 제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멕시코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일부 유족들도 미국의 제안을 '침입(invasion)'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알렉스 레바론 전 의원은 멕시코와 미국 두 나라 모두 마약 거래가 늘고 있는데 책임이 있다면서, 양국이 진정한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 정부가 마약조직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겠다는 건데요. 이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가 방영된 직후 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양국의 고위급 회담을 신속히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마르셀로 에브라도르 멕시코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곧 고위급 회담을 열고 테러조직 규정 문제와 미국에서 멕시코로 들어오는 불법 무기와 자금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멕시코 간 마약 문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 1위의 마약 소비국입니다. 과거에는 미국 내 마약류 대부분이 콜롬비아 같은 남미에서 흘러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멕시코가 초대형 마약생산국이 됐고요. 멕시코의 마약조직들이 미국 대형 도시들의 마약조직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이들 멕시코 마약조직들이 미국에서 마리화나, 즉 대마초를 대량 재배하는 실정입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는 이른바 '마약왕'으로 불리던 멕시코 마약조직 두목이 미국에서 재판을 받은 일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지난 7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는데요. 구스만은 1980년대부터 2천년대까지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하고 돈세탁과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됐고요. 지난 2017년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돼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멕시코의 마약조직들이 테러조직으로 규정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테러조직으로 지목된 조직의 조직원들은 모두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미국 내 조직원들은 불법 체류자로 간주돼 강제추방을 당할 수 있습니다. 이들 마약조직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원 행위도 법적 처벌을 받게 되고요. 또 금융기관들은 마약조직들과 연계된 자금 거래를 인지하는 즉시 이를 차단하고 미국 재무부에 통지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중단됐던 오나가와 원전이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7일, 오나가와 원전 제2호기 재가동 심사에서 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오나가와 원전 소유사인 '도호쿠 전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원전 재가동 1차 관문을 통과했다며 8년 만에 재가동의 길이 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도호쿠 전력도 지난 2011년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로 피해를 당한 회사 중 하나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일대에 규모 9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쓰나미, 즉 지진해일이 덮치면서 무려 2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당시 이 일대에 있던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도호쿠 전력의 오나가와 원전 등도 모두 피해를 당했습니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원전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이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는 지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사태 보다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진행자) 오나가와 원전은 얼마나 피해를 입었습니까?
기자) 오나가와 원전도 당시 쓰나미가 덮치면서 피해를 당했는데요. 하지만 원전의 냉각시스템은 온전히 보존돼서, 후쿠시마 원전처럼 냉각장치가 고장나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벌어지는 사태는 모면했습니다. 이후 도호쿠 전력 측은 오나가와 원전의 재가동을 요구하며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심사를 신청했었습니다.
진행자) 그 결과가 이번에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호쿠 전력은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쓰나미 대책 방안을 제출했는데요. 약 30억 달러의 경비를 들여 쓰나미가 덮칠 때의 최대 높이를 기존보다 더 산정해 방파제의 높이를 29m로 높이고, 오나가와 원전 2호기의 내진과 대책 공사를 내년 안에 끝내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가동에 들어가게 됩니까?
기자) 아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최종 통과되기까지는 지방당국의 양해와 시민공청회 등의 절차 등이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일본 'NHK' 방송은 도호쿠 전력이 정식으로 심사에 합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도호쿠 전력 측은 제2원전 가동으로 매년 3억2천만 달러 이상의 전기료가 경감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원자력 규제당국이 재가동을 허용하는 게 오나가와 원전이 처음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지난해 9월에도 이바라키현에 있는 도카이 제2원전의 재가동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오나가와 원전도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원전 중 두 번째로 재가동하는 원전이 됩니다. 현재 도호쿠 전력 측은 오나가와에 있는 제3호기 재가동에 대한 심사 신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은 동일본 지진 사태 이후 원전을 전면 중단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본은 동일본 지진 발생 이듬해인 2012년 5월,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었습니다. 전력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2013년 집권한 이래, 다시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원전 재가동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9개 원전이 다시 가동에 들어갔는데요. 아베 정부는 원전을 배제하고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며 오는 2030년까지 원전으로부터 20% 이상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공관의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의 민간 연구기관인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가 27일 웹사이트를 통해 올해 ‘글로벌 외교 지수(Global diplomacy index 2019)’를 발표했는데요.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공관의 수가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해외 공관 수가 몇 개나 되는 겁니까?
기자) 중국은 대사관과 고위 대표부, 영사관 등 총 276개의 해외 공관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은 대사관의 숫자는 중국과 같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중국보다 3개 적은 총 273개의 해외 공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로위연구소 측은 해외 공관의 운영은 국가 간의 경제적 협력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체로 경제 관계를 통해 정치적 관계가 강화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따라서 중국이 해외 공관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의 경제적 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중국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면서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일대일로’ 사업인데요. 남아시아와 중동, 유럽, 아프리카에 총 5개의 거대한 통로를 만드는 구상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저개발 국가에 항구와 공항, 도로 건설 사업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투입한 금액이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렇게 해외 영향력 확장에 적극적인데, 미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과 반대로 외교 관계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이후 외교 업무를 관장하는 국무부 예산을 삭감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건데요. 국무부 고위 외교관 자리가 공석인 채로 아직 채워지지 않고 있거나, 안전이나 보안을 이유로 해외 공관 직원을 철수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와의 외교 갈등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영사관은 지난해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관의 수로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판단할 수 있을까요?
기자)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분석입니다. 로위연구소의 보니 블레이 연구원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 공관을 보유하게 된 것은 중국의 정치적 야심을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국제 외교의 핵심이 미국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블레이 연구원은 또 해외에 중국 공관이 많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숫자 못지 않게 질도 중요하다며 중국이 공관들을 통해 어떤 외교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중국에 대한 국제적 평판이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미국이나 중국에 설치된 해외 공관의 수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현재 미국에는 총 61개 나라의 대사관과 영사관 등 총 342개의 공관이 들어서 있지만, 중국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의 수는 256개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또 어떤 나라들이 해외 공관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총 61개 조사 국가 가운데 프랑스가 총 267개의 해외 공관을 운영하며 3위에 올랐고요. 일본이 247개로 4위, 러시아가 242개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183개로 13위에 올랐고요. 북한은 총 52개의 해외 공관을 운영하며 49위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