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관광지를 방문하고 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하는 행보를 계속하면서 미국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 수익을 극대화해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AP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주요 언론은 9일, 김정은 위원장의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관광 활성화를 위한 북한의 움직임을 소개했습니다.
‘AP 통신’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면서, 양덕온천지구가 실내·야외 온천 시설과 스키장, 승마장, 호텔 리조트를 비롯해 치료, 요양 시설과 체육 시설이 총망라된 종합관광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신은 양덕온천관광지구가 김 위원장이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해온 역점 사업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처음 양덕온천지구 구상을 밝힌 이래, 올해만 4차례 양덕군을 찾아 현지 지도를 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여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최근 준공식을 끝낸 삼지연 관광지구와 조성이 진행 중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와 함께 김 위원장의 3대 주요 관광 개발 사업 중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앞서 지난 3일자 보도에서 삼지연 관광지구 준공식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이 신문 역시 김 위원장의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삼지연의 특별한 의미를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정치외교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자주 찾던 곳이며, 올해 신년사에서 이 곳을 ‘사회주의 국가의 이상향’으로 만들 것을 선언한 이후 대규모 관광지구 조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설명입니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 신문은 북한의 의료관광 활성화 움직임에도 주목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일 북한이 내년 수출 신상품으로 의료관광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인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백내장과 치과임플란트, 종양치료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른바 ‘치료관광’을 표방한 것은 외국인, 특히 중국인을 대상으로 북한의 관광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관광지와 전통 한의학인 고려의학을 결합하면 중국인들을 상대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북한 당국이 기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도 북한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온천과 의료 관광을 연계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전담하는 ‘치료관광교류사’의 출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북한이 치료관광교류사를 통해 새롭게 개발한 온천관광지구 근처에 의료 시설을 운영하고 온천수의 광물 성분을 신경통, 관절염, 심장, 피부질환 치료 등에 활용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올해 35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방북해 총 1억 7천500만 달러의 수익을 북한 당국에 안겨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북한이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을 쏟는 이유로 외화 유치를 통한 대북 제재 회피 목적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관광 분야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AP 통신’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자력갱생을 목표로 경제건설을 강조해왔다며, 이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관광산업 육성에 매진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최근 김 위원장이 즉각적인 제재 해제나 완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관광사업 촉진을 통해 제재로 인한 여파를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2017년보다 50% 증가한 약 120만 명으로, 이들이 북한에 절실한 외화를 어느 정도 제공하면서 북한이 관광사업에 더 매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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