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안보당국자 “북한 사이버 역량, 미국에 실질적 피해 입힐 수준 도달"

사만사 래비치 전 미 부통령 안보부보좌관(가운데)이 11일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에서 열린 안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닉 에버스타트 미 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왼쪽)과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참석했다. 사진 제공: FDD.

미국의 전직 안보 당국자들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 역량에 주목했습니다. 미국에 실질적인 피해를 가할 수 있는 만큼, 추가 제재와 압박을 통해 대비태세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사만사 래비치 전 미 부통령 안보부보좌관은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미국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에 달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래비치 전 안보부보좌관] “In 2005, 2006 and 2007 and 2008, we start putting more and more pressure...”

딕 체니 전 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래비치 전 부보좌관은 13일 민주주의수호재단(FDD)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이 북한 경제에 압박을 높이기 시작한 2005~2008년까지만 해도 북한이 미국 경제를 통제하는 역량을 갖게 된다는 건 전혀 고려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이버 부문에선 북한이 그렇게 할 수 있게 됐고,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커진 것은 물론 대범하고 더 개선됐다며, 당장 6천800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사이버 전사들의 숫자는 미국 사이버사령부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사이버 역량을 강화하는 궁극적인 목적에도 주목했습니다.

[녹취: 래비치 전 안보부보좌관] “Hundreds of millions of dollars they have stolen...”

래비치 전 부보좌관은 북한이 은행과 자동현금지급기(ATM) 공격 등을 통해 수 억 달러 탈취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액수에 대해선 성공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20억 달러는 북한 국방비의 20%에 해당하는 매우 큰 액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사이버범죄가 북한의 군사적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해 제재와 이를 넘어선 행동을 통해 북한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래비치 전 부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사이버 활동이 북한에 비대칭 전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실제 전쟁에서 사이버는 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And, you know, one of the things I do worry about...”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거론한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만약 사이버범죄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북한은 사이버는 물론 생화학무기 등 핵 프로그램 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며, 지금은 ‘김정은 시대’ 이전과 전략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지난 6일 민주주의수호재단이 발표한 `최대 압박 2.0’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대해 토의하는 형식으로 열렸습니다.

보고서는 외교와 군사, 제재, 정보와 더불어 사이버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맥스웰 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백악관과 한국 청와대, 그리고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조연설을 한 후안 자라테 전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제재를 동반한 추가 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자라테 전 차관보] “But unfortunately, as a report notes, and as we know, the pressure campaign...”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금융 동결 전략을 세웠던 자라테 전 차관보는 2005년 당시 더 이상 북한에 압박이나 제재가 가해질 수 없다는 인식과 통념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북한의 경제와 세계에 대한 의존도에 주목하게 됐고, 이 의존도에 많은 일들이 행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겁니다.

한편 미 기업연구소(AEI)의 닉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언젠가 북한 경제가 제재의 영향으로 무너지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외부에선 북한 경제가 정상처럼 보이지만, 한 순간에 북한의 환율이 요동치고, 시장 물가가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이런 불안정한 시점에 도달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제재 파기에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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