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멕시코 '노동담당관 파견' 갈등 해소...파키스탄 법원, 무샤라프 전 대통령 사형 선고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이 16일 워싱턴 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새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둘러싼 미국과 멕시코 간 갈등이 봉합되면서 미국 정부가 계획대로 후속 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파키스탄 법원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반역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이 취역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소식입니다. 무역협정을 둘러싼 미국과 멕시코 갈등이 일단락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멕시코가 16일, 새 무역협정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면서 다음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됐습니다.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은 이날, 노동 감독관 파견 문제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확인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노동 감독관 문제라는 뭔가요?

기자) 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지난 10일,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할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전격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이 지난 13일 하원에 보낸 USMCA 이행을 위한 부속 문서에 멕시코의 노동개혁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노동부 관리를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파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멕시코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럼 USMCA에는 원래 없던 내용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국은 USMCA 협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멕시코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해왔고, 새로 합의한 협정에도 노동자들을 잘못 대우하는 상황을 막기위해 감독관을 파견해 공장들을 살펴보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합의에는 양국이 선정한 독립적인 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간에 어떤 비밀 합의도 없었으며, 노동 감독관 파견은 당초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멕시코 측의 협상 대표로 나섰던 세아데 외교 차관도 이는 멕시코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세아데 차관은 미국 정부가 권고를 할 수는 있어도 다른 나라의 노동 시장을 감독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세아데 멕시코 차관이 워싱턴을 급하게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16일 워싱턴을 찾아 미국 측 협상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세아데 차관은 회담 후 문제가 해결됐다며 만족을 표했습니다.

진행자)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다는 건가요?

기자)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멕시코 정부에 서한을 보내, 노동 감독관 파견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USMCA의 합의에 따라 미국이 멕시코에 보내는 인력은 노동감독관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며, 멕시코의 모든 관련 법을 준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파견 인력은 멕시코의 노동 개혁을 이행하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노동자, 시민 단체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멕시코의 노동 개혁에는 기술 지원과 자금 지원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또 독립위원회는 미국과 멕시코 인사가 포함된 3인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설명으로 일단 지난 주말 불거진 양국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16일, 미국이 새 무역협정 이행을 위해 마련한 관련 조항은 미국 국내용으로, 멕시코와 논의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멕시코는 미국이 보낸 인력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노동 담당관을 둘러싼 양국의 의견 차이가 USMCA 합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무역 협정을 둘러싸고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오랜 진통을 겪어왔죠?

기자) 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미주 대륙의 3국은 지난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이래 관세와 통관 절차 등을 간소화하며 무역장벽을 낮춰왔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NAFTA'를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와 새로운 무역 협정을 추진하며 진통을 겪었는데요. 지난 10일, 3국이 오랜 진통 끝에 전격적으로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3 모두 의회의 비준이 필요한 상황이죠.

기자) 네, 멕시코는 이미 지난 12일 상원의 비준까지 마친 상황이고요. 캐나다도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합니다. 미국은 지난주 민주당이 지지 의사를 나타낸 가운데, 19일 하원 전체회의에서 비준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파키스탄의 대통령이 사형을 선고받았다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 법원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전 대통령에게 '반역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파키스탄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자 군 최고 통수권자가 사형을 선고받은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반역죄'라고 했는데, 무샤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죄를 저질렀다는 건가요?

기자) 지난 2007년 11월 재임 기간, 반정부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헌정 질서를 마비시켰다는 이유입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수도 이슬라마바드는 물론 전국적으로 주요 법관들을 가택연금하거나 해임하면서 전국적인 반발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다음 해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됐고요. 결국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무샤라프 대통령의 반역 혐의를 처음 제기한 사람이 나와즈 샤리프 총리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정치적 앙숙인데요.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1999년 무혈 쿠데타로 샤리프 정권을 전복하고 정권을 잡아 2002년 처음 대통령에 취임했었습니다. 하지만 샤리프 전 총리는 2013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정권을 다시 장악하는데 성공했고요. 같은 해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반역 혐의를 제기했습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이듬해 공식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무샤라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나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이날 재판은 궐석재판으로 진행됐습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척추 질환 등을 이유로 지난 2016년 3월 출국해 지금까지 그곳에서 체류하고 있는데요. 병이 심해 재판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재판부가 판결에 전원 합의한 건가요?

기자) 이날 재판은 판사 3인부가 담당했는데요. 1명은 사형 선고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같은 판결이 나오자, 임란 칸 현 정부는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 판결문 등 재판 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파키스탄과 아랍에미리트 간에 범죄인 인도 조약이 있습니까?

기자) 없습니다. 'AP' 등 주요 매체들은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해 자신을 변호할 수는 있지만 양국 간에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귀국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또 아랍에미리트 연합 당국이 무샤라프 전 대통령을 강제 체포할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무샤라프 대통령 시절, 미국과의 관계는 어땠습니까?

기자)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알카에다와 탈레반 무장 세력 격퇴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당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에 은신 중이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검거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꾸준히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독재 정치를 하고 있다는 국내의 강한 비판을 받았고요. 여기에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면서 급속히 인기를 잃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의 대테러 작전에 있어 파키스탄의 협력은 필수적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미국의 엄청난 대테러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도 테러 대처에 미온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새해 첫 연설로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선언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지난 7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하는 등 양국 간에 관계 재설정 노력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건조한 항공모함 '산둥함'이 지난달 중국 랴오닝성 다롄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새로운 항공모함이 취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17일 취역했습니다. 중국 중앙TV는 중국의 자국산 항모인 산둥함이 중국 남부 하이난성 싼야의 해군 기지에 인도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날 인도 행사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도 참석 했습니다.

진행자) 번째 항공모함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최초의 항모는 ‘랴오닝함’인데요. 우크라이나에서 건조하던 항모를 사들여 개조한 겁니다. 랴오닝함은 지난 2012년 취역한 이후 중국 동쪽 해역을 주로 항행 중인데요. 이번에 중국 해군에 인도된 산둥함은 중국이 자체 기술로 건조한 최초의 항모입니다.

진행자) 항모 인도식 분위기 어땠습니까?

기자) 중국 중앙TV는이날 약 5천 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중국 국기를 올리고, 국가를 부르며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인도식이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산둥함에 올라 의장대를 사열하고, 각종 장비 등을 둘러본 후 항모 부대 장병과 관리자들을 만나 격려했습니다. 중국관영 환구시보는 산둥함이 자체기술로 만들었고 랴오닝함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괄목할 만한 성장”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중국은 현재 세 번째 항공모함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산둥함이 하이난성의 해군 기지로 인도됐다면, 중국 남부 해역에서 항행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산둥함이 인도된 싼야항은 정박항의 길이가 700m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인데요. 항공모함 여러 대가 동시에 정박할 수 있습니다. 또 하이난성에는 유린 핵잠수함 기지도 있는데요. 바로 이 지역에 산둥함이 장기 배치됨으로써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 분쟁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 인근에서 장악력을 확산하고 있죠?

기자) 네, 중국과 타이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등 여러 나라가 둘러싸고 있는 남중국 해역에선 중국이 상당 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타이완해협에서도 타이완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해협을 중국 항모가 통과했다는 소식도 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바로 지난달이었는데요. ‘산둥함’이 정식 취역하기 전, ‘001A’이라고 불릴 당시, 전단을 이끌고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당시 중국군은 항모가 정기 훈련의 일환으로 타이완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는데요. 타이완은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며 반발했었습니다.

진행자) 산둥함이 실전 능력은 완전히 갖춘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실전 능력을 갖추는데 적어도 10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등지에서 군사력을 확장하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긴장을 빚곤 하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항모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산둥함이 해상, 공중 공격 실행에서 견고성이 떨어지고, 특히 미 해군이 운용중인 핵전력 잠수함의 공격에는 아주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재 중국은 군사력 확장을 야심차게 진행중이죠?

기자) 네, 중국은 지난 7월 국방 전략과 발전 계획을 담은 ‘신시대 중국의 국방’이라는 제목의 국방백서를 발간했는데요. 최신 무기로 무장한 군의 현대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담았습니다. 중국은 또한 국방비 지출 규모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7.5% 증가한 1조1천900억 위안, 미화로 1천770억 달러로 잡았습니다. 미국의 국방비 규모가 7천억 달러가 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준이지만, 군사굴기를 주창하는 중국은 국방비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