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의회에 계류 중인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거나 이미 사망하는 등 이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주당의 지미 고메즈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롭 우달 하원의원은 13일 ‘미주 한인의 날’을 맞아 ‘폭스 뉴스’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의회가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두 의원은 북한에 가족을 둔 한인들이 점점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라며, “이들과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것은 미 의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15일 자체 웹사이트에, ‘미국 내 한인들에게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한 줄기 희망’ 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남북한이 20번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했지만 미국 내 한인과 북한의 가족들 사이의 상봉은 단 한 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00년 미국에 10만 명 이상의 이산가족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단지 수 천 명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이런 중대한 도전에 비춰 의회가 신속히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북 이산가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노스 선임연구원] “The family reunification of Korean American families and their North Korean family members have a limited timeframe because many of the people are getting so old and many have already died before they would ever be reunited with their North Korean family members.”
많은 사람들이 고령화되거나 이미 사망하는 등 미국 내 한인들과 북한의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뉴욕주의 그레이스 멩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대표 발의한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국무부에 이산가족 상봉 방안을 한국 정부와 논의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특히 공식 발효일을 기점으로 90일 이내 북한인권특사가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재미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30일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초당적 지지로 통과됐고, 현재 본회의 표결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의회가 관련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노스 선임연구원] “When administrations fail to take up the mantle and continue to press North Korea on the human rights issues, it has historically been Congress's role to pick up where the administration is either lagging behind or to pick up from where they started.”
행정부가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지 못하거나 그들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 행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사안들을 재거론하면서 관심을 집중시키는 일은 역사적으로 의회의 역할이라는 겁니다.
아울러 에노스 선임연구원은 미-북 이산가족상봉이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시한이 지난 현 상황에서 핵협상을 진전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산가족상봉의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이런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의 이차희 대표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차희 대표] “제가 국무성에서 업데이트 그동안에 몇 번 업데이트 했어요, 계속 넣고. 마지막 업데이트 한 것은 … 업데이트 할때마다 그게 벌써 4-5개월 지나고 나면 15명 20명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다시 업데이트 한게 97명 나왔는데, 그 중에 80퍼센트가 80세, 90세 입니다. 그러니까 이산가족이 ‘죽음의 마지막 단계’, 마지막 돌아가시기 직전에 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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